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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70년 DMZ] ② 핏빛 격전지…생태·문화유산의 보고

송고시간2020-06-22 07:01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천국…제2의 '그뤼네스 반트' 기대

미발굴 문화재 다수…세계적 관광문화 자원 가능성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오는 25일로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6·25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비무장지대(DMZ)다.

올해 봄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 고지에서 발견된 고(故) 김진구 하사의 유해는 DMZ라는 공간이 탄생하기 직전 그 곳이 얼마나 참혹한 격전지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육군참모총장, 유해발굴작전 현장 확인
육군참모총장, 유해발굴작전 현장 확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을 2주 앞두고 한뼘의 땅도 내줄 수 없는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김 하사의 유해는 개인 참호 안에서 포격으로 분해되고 골절된 상태로 발견됐다.

DMZ는 김 하사의 유해처럼 6·25 전쟁의 아픈 상흔과 함께 세계적인 생태·문화유산으로서의 가능성도 담고 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DMZ는 남북 대치로 인한 60여년간의 단절로 인간의 개입이 극히 제한되면서 역설적으로 한반도 '생태·문화유산의 보고(寶庫)'가 된 것이다.

'6.25 참전용사 고(故) 김진구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6.25 참전용사 고(故) 김진구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하사의 유해 발굴은 2018년 9월 19일 남북 평양공동선언에 따른 남북 군사합의에 의해 비무장지대 내에서 최초로 이뤄졌다.

67년 만에 돌아온 김 하사를 품에 안은 유족의 모습에서 DMZ가 이런 생태·문화유산을 통해 세계적인 '화해와 평화의 땅'이 되는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 냉전의 산물 DMZ…멸종위기 야생생물만 267종

냉전의 산물로 원치 않게 탄생했지만 7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DMZ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능성의 땅이다.

지난 세월 남북관계는 끊임없이 요동쳤으나 DMZ를 탐구하고 개발하려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동족상잔의 한이 서린 DMZ는 동·식물의 낙원이기도 하다.

DMZ에서 포착된 반달가슴곰
DMZ에서 포착된 반달가슴곰

[연합뉴스 자료사진]

외부의 발길이 엄격히 통제되고 군의 출입조차 제한된 지역이어서 DMZ 내 오염되지 않은 평야, 원시하구, 습지는 이례적인 생태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녹색연합과 국립수목원이 2018년 발간한 '평화와 생명의 DMZ'에 따르면 DMZ에는 총 5천929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DMZ에 서식하는 식물을 포함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1급 18종, 2급 83종으로, 국내 전체 멸종위기 야생생물 267종의 37.8%에 이른다.

남한 전체의 멸종 위기 동식물 중 포유류는 55%, 조류 76.5%, 양서류 85%가 DMZ 안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생태원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DMZ에 설치해둔 무인생태조사 장비에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 반달가슴곰과 희귀 어종 쉬리 등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백두대간과 DMZ가 교차하는 동부권역에서는 반달가슴곰, 산양, 사향노루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중 중대형 포유류가 관찰된다.

DMZ 화살머리 고지 찾은 두루미들
DMZ 화살머리 고지 찾은 두루미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 환경 운동가인 '새와 생명의 터' 대표 나일 무어스는 지난해 열린 DMZ 포럼에서 "DMZ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야생동물을 위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동독과 서독을 가르는 경계가 '그뤼네스반트'(녹색 띠)라는 세계적 생태 관광지로 거듭난 것처럼 DMZ도 동북아의 그뤼네스반트가 될 것이라는 세계적 기대가 크다.

◇ 땅에 묻혀 있는 문화재들…세계적 역사 관광지로

DMZ에 생태유산만 있는 것은 아니다.

DMZ는 지난 세기 전쟁과 냉전의 현장인 동시에, 아직 완전히 발굴되지 않은 역사유적을 품고 있는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공간이기도 하다.

2018년 가을 촬영된 강원 철원 DMZ 내 태봉국 도성 터로 추정되는 곳
2018년 가을 촬영된 강원 철원 DMZ 내 태봉국 도성 터로 추정되는 곳

[촬영 양지웅.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표적인 것이 후삼국 시기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성으로 강원 철원지역 DMZ 내에 있다.

궁예가 철원에 수도를 정한 905년부터 918년까지 사용한 도성으로, 이른바 '궁예도성'으로 알려져 있다. 외성 12.5㎞, 내성 7.7㎞, 면적 9천500만㎡에 이르는 대규모 성터다.

후삼국 시대 태봉국을 세웠던 궁예가 축성했으며 서기 905년부터 918년까지 14년간 수도 역할을 했다.

남북이 분단되면서 공교롭게도 DMZ 한가운데 갇혀 버린 신세가 돼 학술적 접근이 어려웠지만 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태봉국 철원성' 유적 발굴에 합의하기도 했다.

기와, 전돌, 청자, 백자 조각 등 대성동마을에서 수습된 다양한 유물들
기와, 전돌, 청자, 백자 조각 등 대성동마을에서 수습된 다양한 유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지난달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비무장지대실태조사단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DMZ 내 민간인 마을인 경기 파주 대성동마을에서 발굴 4일 만에 구석기 시대 석기 등 다양한 유물을 수습해 DMZ 내 다른 지역에서도 유물이 발견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게 DMZ가 역사적 의미와 생태·문화적 환경을 갖추면서 DMZ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상품은 꾸준히 인기를 끈다.

제3땅굴, 도라전망대 등을 다니는 파주시의 안보 관광과 DMZ 일원과 평화누리길을 달리는 'DMZ 트레일러닝'은 꾸준히 찾는 효자 관광상품이다.

북적이는 도라 전망대
북적이는 도라 전망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통선 내 안보 관광지인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을 방문한 관광객은 2017년 47만9천32명에서 2018년 61만7천513명으로 13만8천481명(29%) 증가했다.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도 2017년 35만1천329명에서 2018년 41만2천517명으로 6만1천188명(17%)이 늘어날 정도로 내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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