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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때리고, 묶고, 가두고…그들이 '학대'하는 이유

송고시간2020/06/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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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가로 44cm, 세로 60cm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갇힌 아이.

45도 경사가 진 지붕을 건너 집을 탈출한 아이.

최근 사회에 충격을 안긴 학대 사건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9살 아동 A군.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A군을 가방에 가둔 계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는데요. 친부 역시 아동학대 피의자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지난달 29일에는 경남 창녕에서 부모의 학대를 피해 도망 나온 9세 여아가 구조됐는데요. 친모와 계부는 아이를 쇠사슬로 묶거나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아이의 발을 지지는 등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학대는 아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15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요.

노인학대 역시 대부분 집 안에서 가족에 의해 벌어졌습니다.

동물 학대 문제도 심각합니다.

지난 13일 경남 창원의 한 주택가에서 잘린 고양이 발이 여러 개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한 동물보호단체는 "가위를 이용해 고의로 자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는데요.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끔찍한 학대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하는데요. 예전부터 벌어졌던 사건들이 학대에 대한 사회적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대는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원래 광범위하게 있었는데, 학대에 대한 우리 인식 수준이 높아져 문제로 드러나는 경향도 있다"며 "이미 존재하는 학대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눈에 많이 띄기 시작했다"고 짚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학대는 개인적·사회적 불만을 상대적 약자에게 표출하는 현상이며,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의식 부재가 학대로 이어졌다고 지적합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라든지 또 개인적으로 경제적인 문제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점차 쌓여 그런 불만을 분노로 표시하게 된다"며 "이때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 대해 분노를 폭발해버리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학대 근절을 위해서는 제도 및 정책 보완, 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더 나아가 모든 사회구성원이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인식 확산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곽 교수는 "지속적으로 약자에 대해 이러한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매체나 미디어를 통해 알려야 한다"며 "또 일단 일어난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강화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약자를 향한 폭력, 우리 사회의 민낯이 잇달아 드러나는 요즘.

누구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는 사회를 위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래도 되나요] 때리고, 묶고, 가두고…그들이 '학대'하는 이유 - 2

전승엽 기자 이예린 인턴기자

kir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6/19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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