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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정계는 내 자리 아니야…평생 놀던 바둑 동네가 좋아"

송고시간2020-06-13 17:57

1천480일 만에 반상 복귀…"1∼2년 쉬면서 기력 회복할 것"

복귀전 치르는 조훈현 9단
복귀전 치르는 조훈현 9단

(서울=연합뉴스)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이 13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화려한 귀환, 돌아온 황제 조훈현' 특별 대국에 임하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돌아온 조 9단의 복귀전이다. [한국기원 제공] 2020.06.13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원래는 제가 가서는 안 되는 자리였던 것 같고요."

돌아온 바둑황제 조훈현(67) 9단이 지난 4년간 국회의원 시절을 이렇게 돌아봤다.

지난달 29일까지 4년간 제20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다시 프로기사로 돌아온 조 9단은 "역시 평생을 걸어온 길이니, 동네에서 노는 게 낫다"며 바둑계로 복귀해 기쁘다고 웃었다.

조 9단은 13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화려한 귀환, 돌아온 황제 조훈현' 특별 대국에서 정식으로 바둑계 복귀를 선언했다.

2016년 5월 25일 시니어리그 영암투어 9라운드 대국에서 서능욱 9단에게 승리한 이후 1천480일 만에 반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 바둑황제의 감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조 9단은 이날 복귀전에서 '바둑여제'로 불리는 최정(24) 9단에게 177수 만에 백 불계패를 당했다.

대국 후 조 9단은 "제일 중요한 시기에 착각했는데, 조금만 더 공부하면 더 잘될 것 같다"며 "4년간 떠나 있었기 때문에 감각을 되살리려면 1∼2년은 쉬면서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저 자신이 낯설다. 조금 쉬고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완전히 돌아오려고 한다"며 "당분간은 운동하고 등산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건강에 신경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훈현과 최정 국후 인터뷰
조훈현과 최정 국후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이 13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화려한 귀환, 돌아온 황제 조훈현' 행사로 복귀전을 치르고 인터뷰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국 상대 최정 9단. [한국기원 제공] 2020.06.13 photo@yna.co.kr

국회 진출은 조 9단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둑이 아닌 길을 간 경험이었다.

4년 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때 조 9단은 "편한 길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한국기원 밖에서도 바둑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치인으로서도 바둑 발전에 힘쓰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실제로 조 9단은 바둑진흥법 제정을 추진했고, 2018년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만장일치로 통과하는 성과를 냈다.

조 9단은 "생각보다 바둑진흥법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법이 통과돼서 바둑계에 힘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정은 "바둑계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정말 감사드린다"고 조 9단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바둑판에서 예전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조 9단은 "최정은 예전에도 강했는데 지금은 여류 최고의 기사가 됐다. 최고의 남자 기사들에게도 잘 두는데 지금 제가 지는 건 당연할 것"이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의 기력을 회복해서 싸우고 싶다"며 바둑 팬들에게 "변함없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조 9단은 국내 통산 최다 타이틀(160회)과 세계 통산 최다승(1천949승) 기록을 보유한 한국 바둑의 전설이다.

국내 기전을 전부 석권하는 전관왕을 3차례(1980년 9관왕·1982년 10관왕·1986년 11관왕) 달성하고, 후지쓰배·응씨배·동양증권배 우승으로 세계대회를 싹쓸이하는 그랜드슬램도 달성하며 1980∼1990년대를 풍미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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