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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언젠가 잘리는 감독, 그래도 소신은 필요하다

송고시간2021-05-1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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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최다승 감독은 '그라운드의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코니 맥(1862∼1956)이다.

그런 그가 한 번도 잘리지 않고 오랜 시간 감독을 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이 감독 겸 구단주였기 때문이다.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결국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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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최다승 감독 코니 맥
메이저리그 최다승 감독 코니 맥

[MLB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최다승 감독은 '그라운드의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코니 맥(1862∼1956)이다.

무려 53년이나 감독을 지낸 맥은 통산 3천731승 3천948패, 승률 48.6%를 기록했다.

최다승과 최다패 모두 맥의 기록이다.

재임 기간 5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으나 통산 승률은 5할에 못 미친다.

그런 그가 한 번도 잘리지 않고 오랜 시간 감독을 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이 감독 겸 구단주였기 때문이다.

경기 중에도 유니폼이 아닌 양복 정장을 입고 더그아웃을 지킨 그는 87세까지 감독을 맡은 뒤 스스로 물러났다.

메이저리그나 KBO리그나 구단주가 아닌 감독이 이처럼 오랜 기간 더그아웃을 지킬 수는 없다.

성적이 떨어지거나 선수단 운영 방식이 구단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드시 잘리기 때문이다.

허문회 전 롯데 감독
허문회 전 롯데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결국 잘렸다.

2022년까지가 계약기간이지만 허 감독은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

가장 큰 경질 사유는 성적 부진일 것이다.

지난 시즌 승률 5할에 1승이 모자란 7위에 그쳤던 롯데는 올 시즌 초반 최하위인 10위로 처졌다.

그러나 롯데 구단은 허 감독을 자른 배경으로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차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생각하는 게 다르고 말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허 감독과 롯데 구단의 불화설은 이미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허 감독과 성민규 단장이 선수 기용에 이견을 보여 공공연히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구단은 여론의 비난을 받는 허 감독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뒷담화하기도 했다.

그런 탓인지는 알 수 없으나 외부로 비친 허 감독의 이미지는 주관과 소신보다는 '고집불통'에 가깝다.

허 감독은 1군에서 유망주 기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른바 고참 위주로 팀을 운영한다.

무엇보다 성민규 단장이 트레이드 등으로 영입하거나 추천한 선수들을 좀처럼 기용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가을야구를 앞두고 구단 고위층의 간섭을 견디지 못해 사퇴한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김성근 감독
김성근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이 잘린 감독은 익히 알려진 대로 김성근 감독이다.

그는 OB→태평양→삼성→쌍방울→LG→SK→한화까지 무려 7개 팀 사령탑을 맡았다.

많이 잘렸지만 그만큼 그를 찾는 팀도 많았다.

예전 김성근 감독이 후배 야구인들과 사석에서 만나면 항상 충고하는 말이 있다.

"지도자를 맡게 되면 구단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하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소신껏 하다가 잘린 지도자는 다른 팀에서 데려가지만, 눈치만 보다 잘린 감독이나 코치는 불러주는 팀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현대 야구는 단장이나 구단의 입김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그만큼 감독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구단 눈치만 보는 지도자는 절대 팀을 성공시킬 수 없다.

지나친 독선으로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감독의 확고한 소신은 개성 있는 팀 컬러를 완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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