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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고발제 폐지' 공정거래법 개정, 기존 안 그대로 재추진

송고시간2020-06-10 12:00

2018년 제출안,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21대에 다시 제출

공정위 "당시 법안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 CVC 허용 내용 포함안돼

공정거래법(PG)
공정거래법(PG)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한다.

공정위는 10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지난 2018년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뒤 같은 해 11월 국회에 제출했던 안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다. 올해 4월 개정된 절차법제 일부 부분만 달라졌을 뿐 전속고발제 폐지, 법 위반 과징금 2배 상향 등 주요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김재신 사무처장은 '2년 사이 일어난 경제 상황 변화를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공정위는 2018년 제출했던 당시 법안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경제 상황이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질서를 바로잡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김 처장은 "20대 국회에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절차법제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 사실상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21대 국회 개원 후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입법 의지가 표명되고 있고, 그런 입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안을 제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대기업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제한적 보유 허용과 관련한 내용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CVC 제한적 보유 허용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김 처장은 "CVC 허용을 반대해서 이번 개정안에 그 내용을 담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2018년도 개정안을 그대로 다시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담지 않은 것이고, 업무계획 등에도 새로운 입법 수요가 있었지만 그런 내용도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CVC 제한적 보유 허용과 관련해서는 의원입법안이 계속 발의될 것"이라며 "국회에서 정부안의 벤처지주회사 활성화, 의원안의 CVC 허용 등을 심의해 최종안을 만들 것이고 공정위는 CVC 허용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신 사무처장
김재신 사무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개정안은 전체 담합 사건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소비자 피해가 큰 가격·입찰 짬짜미 등 '경성담합'에 대한 공정위 전속고발제를 없앴다.

개정안이 처리되면 누구나 경성담합 행위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고, 검찰이 자체 판단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도 있다.

기업결합, 일부 불공정거래행위,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등 일부 법 위반과 관련한 형사처벌 조항은 삭제했다.

이렇게 형사제재 수단을 정비하는 대신 불공정거래행위 피해자가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의 금지와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 등 민사구제수단은 확충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과징금 상한은 2배로 높였다. 담합은 10%에서 20%로, 시장지배력 남용은 3%에서 6%로, 불공정거래행위는 2%에서 4%로 각각 상향했다.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 기준은 현행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 상장회사·20% 이상 비상장회사에서 모두 20%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규제 대상기업은 210개에서 591개로 늘었다.

재벌이 경영권 '꼼수 승계'를 목적으로 악용한다는 의혹이 있는 대기업집단 공익법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상장회사는 특수관계인 합산 15%까지만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현행 10조원에서 GDP(국내총생산)의 0.5%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개편했고 새롭게 상호출자집단으로 지정되는 집단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의결권 제한 규제를 신설했다.

이외에 벤처지주회사 설립요건과 행위제한 규제 완화, 기업결합 신고 의무 확대 등 혁신성장 촉진 방안과 공정위 조사를 받는 사업자에 대한 변호인 조력권 명문화, 진술조서 작성 의무화 등 절차법제 개선 방안도 담았다.

재계 등에서 꾸준히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과 관련해 김 처장은 "야당과 재계는 경제 상황이 조금 안 좋아져서 여전히 우려를 할 것 같다"며 "다만 입법은 결국 국회의 권한이다. 정부안은 정부의 입장을 제시할 것이고 그 입장을 여든 야든 충분히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다시 들은 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가능한 한 9월 정기국회 개회 전에 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목표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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