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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상황극 미끼로 성폭행 실행 유도 '온라인 여장남성' 항소

송고시간2020-06-09 10:28

1심서 징역 13년 선고…"공소사실 직권 변경에 다툼 여지" 주장

검찰도 '강간 실행남 무죄'에 항소 방침

랜덤 채팅앱 설치 화면
랜덤 채팅앱 설치 화면

[연합뉴스TV 제공]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 강간 상황극을 유도하는 거짓글을 올려 실제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게 한 죄로 중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항소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 강간죄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3년 등을 선고받은 이모(29)씨가 최근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랜덤 채팅 앱 프로필을 '35세 여성'으로 꾸민 뒤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을 사실로 믿은 오모(39)씨에게 혼자 사는 여성 집 주소를 알려줘 이 여성을 성폭행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항소 이유서는 아직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았으나, 1심 재판부가 공소사실을 직권으로 변경한 데 대해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 검찰청사 전경
대전 검찰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검찰은 이씨에 대해 주거침입 강간 교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재판부는 그를 주거침입 강간 간접정범으로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간접정범은 죄가 없거나 과실로 범행한 다른 사람을 일종의 '도구'로 이용해 간접적으로 범죄를 실행할 때 적용한다.

앞서 재판부는 첫 공판에서 검찰에 간접정범 법리를 적용해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강간범 역할을 한 남성(오씨)에게 범행 의도가 있었으면 이씨는 검찰 논리대로 강간 교사로 처벌됐을 것"이라며 "재판부가 직접 공소사실을 바꾼 과정에 대해선 판례를 살펴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항소심에서 양형 부당 주장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법원종합청사 전경
대전 법원종합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씨와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은 '강간 실행남' 오씨 역시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될 전망이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사안의 성격이나 피해 중대성에 비춰볼 때 법원 판단이 타당한지 의문이 있다"며 항소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검찰은 1심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오씨에게 징역 13년을 각각 구형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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