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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유모차에만 가둬둘 수도 없는데"…베이비마스크 여전히 품귀

송고시간2020-06-06 06:00

[※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광주광역시 남구에 사는 박모씨(36) 등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경 인턴기자 = 최근 마스크 수급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공적마스크 5부제가 폐지됐지만 3세 미만 영아를 위한 '베이비 마스크'는 여전히 구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베이비마스크는 보통 세로 길이가 100㎜ 이하로, 4~9세 어린이가 착용하는 '초소형 마스크'보다도 10~20㎜가량 작다. 착용 시 코나 얼굴을 압박하지 않아 영아가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비 마스크.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베이비 마스크.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러나 생산하는 업체가 극히 드물어 일선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없다.

10개월 된 딸을 둔 박모(36·광주광역시)씨는 석 달 전부터 베이비마스크를 사기 위해 집 부근 약국을 돌아다녔지만 매번 "재고가 없다"는 말을 듣고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박씨는 "시중에 판매되는 소형 공적마스크는 크기가 크고, 코(지지대)에 철심이 있어 자칫하면 아기 눈을 찌를 수 있다"면서 "면 마스크를 사려고 해도 죄다 커서 아기 얼굴을 덮어버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유모차에 방풍 커버까지 씌워봤지만 아기를 유모차 안에만 가둘 수 없지 않느냐"며 "엘리베이터처럼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나 영유아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갈 때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비마스크가 귀하다 보니 일부 맘카페나 중고장터 등에는 원가보다 훨씬 비싼 값에 베이비마스크를 판매하는 글이 게시되고 있다.

5개월 된 딸아이 엄마 박모(40·서울 관악구)씨는 "국산 베이비마스크는 꿈도 못 꾼다"며 "중국산이라도 구해보려고 했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1분도 안 돼 판매가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맘카페나 중고장터에서 웃돈을 주고 사야 하는데 애가 셋이라 마스크값이 부담된다"고 털어놨다.

영유아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는 '베이비마스크 티켓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마스크 티켓팅은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재고를 푸는 시점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가 마스크가 입고되면 먼저 클릭한 순으로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15개월 된 아들을 둔 남모(35·경기도 화성)씨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맘카페에 판매 공지가 뜨면 (판매 개시) 3분 전부터 알람 설정을 해둔다"며 "아기가 옆에서 보채는 도중에도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 웬만한 아이돌 티켓팅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살벌하다"고 털어놨다.

베이비마스크 입고 문의
베이비마스크 입고 문의

[고객센터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마스크 생산업계 관계자들은 베이비마스크가 성인용보다 수요가 적고 제작 과정이 까다로워 많이 제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형 마스크 제작업체 A사 관계자는 "2월 초께 맘카페에 베이비마스크 수요조사를 해봤더니 대량으로 제작할 만큼 수요가 많지 않아 제작이 불발됐다"며 "마스크 사이즈가 작을수록 가공이 어려워 손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3D 입체형 마스크를 제작하는 B사 관계자도 "아이들이 쓸 것이라 생각하니 원단 소재를 고르는 것부터 이것저것 신경 쓸 부분이 많을 것 같다"며 베이비마스크를 제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영유아를 위한 마스크 규정을 만들어 공급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식약처는 마스크 크기를 특대형, 대형, 중형, 소형으로 분류하고 있을 뿐 초소형이나 베이비 마스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부산시약사회 소속 고상범 약사는 "면역력 약한 아이들을 위해 베이비마스크도 공적마스크로 분류돼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아들은 폐 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장시간 마스크 착용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호흡기내과센터장은 "정부에서 마스크 업체를 지정해 베이비용 덴탈마스크를 제작하게끔 한다면 비말 감염도 막고 더운 여름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영유아를 동반한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고 야외에서도 타인과 거리를 1m 이상 유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yunkyeong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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