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이제 친구 얼굴·이름 알아요"…긴장·설렘 섞인 3차 등교(종합)

송고시간2020-06-03 15:26

코로나19 확산 속 고1·중2·초3∼4학년 178만명 첫 등교

"얘들아 보고싶었어"
"얘들아 보고싶었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일 경북 포항 남구 연일읍 영일고에서 교사들 환영 속에서 1학년 학생들이 올해 처음으로 등교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하지 못했다. 2020.6.3 sds123@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문다영 김정진 오주현 기자 = "이야, 너 키 많이 컸다. 대체 몇 달 만에 보는 거니."

3일 오전 8시 20분께 서울 강북구 삼각산초등학교. 분홍색 반바지에 흰색 선캡을 쓴 A(10)양이 교문을 향해 뛰어 올라오자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교사가 큰 소리로 인사했다.

이날 학교에 가장 먼저 도착한 A양은 "오늘은 첫날이니까 일찍 오고 싶었다"며 "친구들을 처음 봐서 어색할 것 같긴 하지만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려고 한다. 설레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오전 8시 40분 등교 시간이 가까워지자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다. 교장·교감·수석교사가 교문 앞에서 웃으며 맞이하자 학생들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차은실(41)씨는 "내가 직장에 다녀서 돌봄을 신청했다. 그래서 오늘부터 매일 학교에 간다"며 "아이는 학교에 갈 수 있어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급식은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1학년·4학년 딸을 둔 학부모 전모(43)씨는 "학교 가는 건 원래 일상인데 지금은 소풍처럼 특별한 일이 됐다"며 "아이도 선생님을 실제로 만나니까 무척 설레하더라"고 전했다.

서울 은평구 연신중학교에는 2학년 138명이 올해 첫 등교를 했다.

오전 8시도 되기 전 일찌감치 학교에 온 김모(14)군은 "사실 늦잠을 잘 수 있어서 온라인 수업이 더 좋은 점도 있었다"며 웃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데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교문부터 언덕으로 난 계단에 발자국 모양 종이 표식을 붙여뒀다. 교사와 학교 보안관은 등굣길 곳곳에 서서 인사하며 학생 간 거리가 유지되는지 살폈다.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학교로 향하던 김모(14)양은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 설렌다"며 "집에서는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원촌중학교 앞에서도 오전 8시가 되자 삼삼오오 모여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일찌감치 교문 앞에 나와 학생들을 맞이하며 '거리두기'를 지도했고, 학생들은 밝은 모습으로 소소한 잡담을 하며 교문으로 향했다.

친구 2명과 함께 등굣길에 오른 2학년 강태현(13) 군은 "등교를 많이 기다린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로 앉아 반가운 손 인사
지그재그로 앉아 반가운 손 인사

(김해=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고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삼성초등학교 한 4학년 교실에서 이날 처음 만나는 학생과 교사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6.3 image@yna.co.kr

첫 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표정은 등교 때보다 더 밝았다. 대부분 친구를 만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첫 등교를 마친 서울 동작구 행림초등학교 3학년 채모(9)양은 어머니 이모(41)씨와 하교하며 즐거운 표정으로 등교 소감을 나눴다.

채양은 "오랜만에 등교해서 떨리고 긴장됐다"며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는데, 선생님이 친구들과 이야기하지 말라고 해서 친구들과는 대화를 거의 못 나눴다"고 아쉬워했다.

이사 온 뒤 새 학교에 처음 등교한 권모(9)군은 "3월 말에 이사 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친구들을 한 번도 못 만났다. 원격수업은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 힘들었는데 이제 이름과 얼굴을 알게 됐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3학년 이모(9)군도 지난달 동생이 유치원에 등원하기 시작한 이후 집에서 손꼽아 등교일을 기다렸다.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다.

이 군은 "집에서 조금 심심했었는데 이제 괜찮다. 계속 학교에 갔으면 좋겠다"며 "2학년 때는 짝이 있었는데 이제 없어서 좀 어색했지만, 마스크를 쓰는 건 그리 답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중학교 정문 앞에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3∼4명씩 무리 지어 나왔다. 비록 마스크로 얼굴은 가려졌지만,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밝은 표정은 가려지지 않았다.

2학년 최모(14)양은 등교 소감을 묻자 "원래는 방학이 좋았는데, 친구를 너무 오래 못 봐서 학교에 오는 게 즐거웠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하기는 했지만 (학교에서) 거리두기도 잘 됐고, 급식 먹을 때도 지그재그로 앉아서 먹어 괜찮았다"고 전했다.

평소와는 달라진 학교 풍경에 어색함을 느낀 학생들도 있었다.

김모(14)양은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지만 쉬는 시간이 짧아 이야기도 제대로 못 했다. 굳이 이렇게 개학을 했어야만 했나 싶다"고 말했다.

손모(14)군도 "수업 시간도 10분이 줄어서 수업을 하다 만 느낌이 들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대로 수업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cindy@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