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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안된다' 직원 불러 성추행한 오거돈…검찰 "계획적"(종합2보)

송고시간2020-06-02 18:00

오 "혐의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건 기억 안나"…검 "진정성 없는 시인"

변호인 "인지부조화로 우발적 범행"…검 "혐의 중대·구속 수사 필요"

병원 나서는 오거돈
병원 나서는 오거돈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하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2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해 부산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다시 경찰서로 이동하고 있다. 병원 진료 결과 오 전 시장은 혈압이 좀 높은 상태였지만 몸에 큰 이상은 없었고 신경안정제 등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6.2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지난 4월 초 컴퓨터에 "로그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부하직원을 집무실로 불러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전 시장은 2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법무법인 지석, 상유 등 변호인 4∼5인과 함께 출석해 성추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범행이나 말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 전 시장은 "피해자 진술 내용이 전부 다 맞고 성추행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으나 어떤 성추행을 저질렀고 어떤 말을 했는지 등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확인하는 검찰 질문에는 전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부산시장을 지낸 피의자가 자존심 등으로 자신한테 불리한 건 기억하고 싶지 않고 실제 안 했다고 믿는 인지 부조화 현상일 뿐 혐의를 부인하는 건 아니다"고 변호했다.

오 전 시장 측은 더 나아가 인지 부조화를 이유로 성추행이 우발적이었음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오 전 시장이 피해자를 집무실로 부른 이유와 일련의 행동, 말 등을 미뤄볼 때 범행이 계획적이라고 반박했다.

오 전 시장은 '컴퓨터 시스템 비밀번호가 변경돼 로그인이 안 된다'며 피해자를 집무실로 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오 전 시장이 겉으로는 혐의를 모두 시인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 진정성 없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범행 후 발언 등을 볼 때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계획적이라고 조목조목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오 전 시장의 혐의가 중대한 만큼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 전 시장 변호인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계획성은 전혀 없었고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반박하는 등 검찰 측과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영장실질심사에서 제기된 범행의 우발성 혹은 계획성에 대한 법원 판단이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거돈 묵묵부답
오거돈 묵묵부답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20.6.2 handbrother@yna.co.kr

지역 법조계 한 인사는 "드러난 범행이 한 건뿐이라면 추행을 위해 계획적으로 집무실에 불렀다고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부하직원이 집무실에서 처리할 만한 긴요한 일이 있었는지가 범행의 계획성과 우발성을 가리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추행 피해자는 지난 4월 23일 입장 발표에서 "처음 업무시간에 업무상 호출을 받고 시장 집무실로 갔고 그곳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측은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2건의 암 수술 진단서를 제출했고 일흔이 넘는 고령이라는 점도 재판부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 전 시장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치매 등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하는 서류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법리적으로만 보면 영장 발부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과 함께 고위 공직자의 성범죄라는 혐의의 중대성 등으로 미뤄 구속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피해자 2차 피해를 우려해 철저히 보안에 부쳐온 오 전 시장의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법원이 제대로 판단한다면 오 전 시장 구속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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