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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방불' 美 5천600여명 체포 '아비규환'…흑인의원에 수갑도(종합2보)

송고시간2020-06-02 23:13

트럼프 "지난 밤 많은 체포 이뤄져"…경찰 5명 이상 총상 입기도

트럼프 교회 방문 진입로 확보 위해 30분간 최루탄 쏘며 '군사작전'

워싱턴 상공에 전투헬기도…야간 통금에도 7일째 시위 지속 "무정부상태"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선 참가자가 경찰관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동작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선 참가자가 경찰관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동작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워싱턴·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정성호 특파원 안용수 기자 =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반(反) 인종 차별 시위가 미국 전체로 번지며 악화일로다.

정부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선포하고 경찰에 이어 주 방위군까지 투입해 폭력 시위 진압에 나섰지만, 1일(현지시간) 수도인 워싱턴DC에서조차 통금에도 불구하고 7일째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며 '아비규환'의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백악관 인근에서도 최루탄과 고무탄까지 등장했지만 분노한 시위대를 해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미 전역에서 무더기 체포가 잇따랐고, 경찰이 총격을 입는 일도 발생했다. 현역 흑인 의원이 시위 현장에서 수갑을 차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 동원을 포함,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화염과 분노'에 휩싸인 미 심장부 수도 워싱턴DC 상공에 군 전투헬기까지 투입되는 등 전장을 방불케 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폭력시위 대응을 위한 중앙지휘본부도 꾸려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DC는 지난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많은 체포가 이뤄졌다"며 "모든 이들이 훌륭하게 일을 해냈다. 압도적인 병력. 진압"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마찬가지로 미니애폴리스도 훌륭했다"고 적었다.

AP통신이 경찰 발표와 트위터,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한 결과 플로이드 사망 시위로 전국에서 최소 5천6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명 이상의 경찰이 지난밤 시위 과정에서 총격을 당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위대를 막던 4명의 경찰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시위 도중 경찰관 1명이 총에 맞아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관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주 버펄로에서는 SUV 차 한 대가 시위를 막던 경찰을 향해 돌진해 한 명이 차 바퀴에 깔리는 등 경관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는 몇 시간 후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에 따르면 흑인인 젤러 마이리 뉴욕주 상원의원은 1일 밤 브루클린에서 '평화적 시위' 도중 최루액 분사기(페퍼 스프레이)를 맞은 뒤 경찰이 자신에게 수갑을 채우는 일을 겪었다.

그는 현장에서 경찰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이름과 직함이 적힌 형광색 초록 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몸싸움이 격화되는 와중에 경찰이 휘두른 자전거로 등을 맞았으며 결국 수갑까지 차게 됐다고 전했다.

몇 분 후 경찰당국은 그의 신분을 인지하고 수갑을 풀어줬다고 CNN은 보도했다.

마이리 의원은 자신의 풀려난 것은 화려한 타이틀 덕분이었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다른 시위자들처럼 처리됐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1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내 로즈가든 기자회견이 진행될 무렵 중무장한 경찰 차량과 군인이 곳곳에 배치됐고, 이에 맞서 다양한 인종의 시위대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여기는 우리의 거리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이 진행된 때는 이미 통행금지령이 시작되는 오후 7시가 임박한 시간이었다.

이 무렵 트럼프 대통령이 길 건너 세인트존스 교회로 가는 길을 트기 위해 주 방위군이 경고도 없이 최루탄과 연막탄을 발사해 연기로 가득 차고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에서 성경을 든 채 사진 촬영을 한 후 비밀경호국 대원들의 엄호 속에 오후 7시 30분께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시작과 교회 방문, 백악관 복귀까지 30분 동안 '군사작전'이 벌어진 것이다.

200∼250명 규모의 현역 미 헌병부대가 당장 워싱턴DC에 배치될 수 있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아울러 뉴욕·뉴저지·유타주 등 5개 주에 주 방위군 600∼800명을 워싱턴DC에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DC의 주 방위군 1천200여명은 현재 전원이 동원된 상황이다. 또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도 워싱턴DC 일대에 배치됐다.

뉴욕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브루클린에서 행진했다. 뉴욕 당국은 경찰을 증원해 배치하고 통금을 어기는 사람은 체포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또 맨해튼에서는 산발적으로 약탈 행위가 발생해 노드스트롬 백화점을 포함해 많은 상가의 창문이 깨지고 파괴됐다. CNN은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까운 미드타운 동부에서도 약탈 행위가 있었다며 "무정부 상태"라고 묘사했다.

LA 경찰국은 상가 보호를 위해 이미 투입된 1천명의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에 더해 1천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도 수백명의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차단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뿌리며 대응에 나섰다.

애틀랜타 CNN 본사 앞에서도 시위대가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 등의 구호를 평화롭게 외쳤으나 통행금지 시간 이후에도 시위가 계속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애틀랜타 경찰은 이날 5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동상을 무너뜨리려 시도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다. 경찰은 이후 평화 시위대를 향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사과했다.

이날도 애리조나주가 주 전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을 비롯해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덴버, 마이애미, 올랜도, 애틀랜타, 디트로이트, 신시내티, 필라델피아 등 40개 이상의 도시에서 통행금지가 발령됐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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