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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 레드카펫' 밟고 교회 앞서 '성경 포토타임' 가진 트럼프(종합)

송고시간2020-06-02 15:45

최루탄으로 시위대 해산시킨 후 전날 화재 발생한 세인트존스 교회 찾아 사진촬영

"트럼프가 백악관서 목가적 연설 할 때 밖에선 격렬한 충돌"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후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고 포즈를 취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후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고 포즈를 취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현혜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오후 폭력 시위 강경 진압 방침을 밝힌 기자회견 당시 백악관 안과 밖에선 전혀 상반된 풍경이 연출됐다.

회견이 열린 백악관 안 로즈가든에선 기자들과 참모진 등 제한된 인원이 자리 잡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의 대통령"으로 자처하며 불법 폭력 시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정의가 없는 곳에는 자유가 없다. 안전이 없는 곳에는 미래가 없다"며 법질서 수호 의지를 거듭 피력하면서 폭력 시위대를 향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평화로운 시위자들의 동지"라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 주변에서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하는 미 경찰 [AF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주변에서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하는 미 경찰 [AFP=연합뉴스]

이즈음 백악관 밖에선 수백 명의 인파가 백악관 북쪽의 대표적 집회·시위 장소인 라파예트 공원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백악관 주변을 비롯한 주요 지역엔 워싱턴DC 방위군 1천200명이 전원 투입돼 경찰과 함께 시위대와 대치,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비밀경호국 요원뿐만 아니라 세관국경보호국(CBP) 인력도 법 집행을 위해 배치됐다고. 또 국방부는 뉴욕과 뉴저지 등 5개 주에서 주방위군 600∼800명을 지원받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CNN은 200∼250명의 현역 헌병 대대가 워싱턴DC에 배치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르면 이날 밤 도착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회견 시작 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으며 그 바람에 시위 현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최루탄과 고무탄을 피하려고 도망가다 넘어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손을 들거나 한쪽 무릎을 꿇고 "쏘지 말라"고 외쳤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할 때 백악관 주변에는 믿을 수 없는 TV 분할 화면이 전개됐다"며 "그가 백악관의 목가적인 로즈가든에서 연설하는 동안 백악관 밖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는 군 차량이 줄줄이 나와 라파예트 공원에서 시위자들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법 집행 당국 측이 최루탄을 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 전까지는 시위 참가자들은 평화롭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AP는 덧붙였다.

백악관 앞에서 경찰 앞에서 무릎 꿇고 손을 들어 시위하는 군중 [AFP=연합뉴스]

백악관 앞에서 경찰 앞에서 무릎 꿇고 손을 들어 시위하는 군중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7분가량 회견문을 읽고 나서 별도 문답 없이 퇴장한 뒤에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펼쳐졌다. 그는 회견 말미에 "이제 나는 매우 매우 특별한 장소에 경의를 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터였다.

백악관 밖으로 걸어 나온 트럼프 대통령은 경비 병력이 시위대를 흩어놓으며 확보한 길을 마치 레드카펫을 걷듯이 통과해 라파예트 공원 건너편의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았다.

경찰이 통금 시간이 시작되기도 전 최루탄까지 동원해가며 거리를 비우려고 한 이유가 고작 17분짜리 트럼프 대통령의 '포토 타임'을 위해서였음이 드러나자 시위대는 분통을 터뜨렸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트위터에 "통금 시간 25분 전 아무런 도발도 하지 않은 백악관 앞 평화로운 시위대를 향해 연방 경찰이 탄약을 쐈다"며 "이는 DC 경찰의 업무를 더욱 어렵게 하는 일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1815년 지어진 세인트존스 교회는 미국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메디슨(임기 1809∼1817년) 이래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해 '대통령의 교회'로 불린다. 전날 밤 시위에서 이 교회에 불이 났으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백악관 밖 라파예트 공원 길을 걷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백악관 밖 라파예트 공원 길을 걷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한손에 성경을 든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 앞에서 참모진을 '병풍'처럼 도열시키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도 취했다.

그의 오른편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왼편에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과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이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한 뒤 다시 백악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가 이동하는 동안 인근 건물 옥상 등 곳곳에는 비밀경호국 소속 요원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한편 워싱턴DC에선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격화하면서 이날과 2일 각각 오후 7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참모진과 함께 세인트존스 교회 앞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참모진과 함께 세인트존스 교회 앞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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