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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책' 구입에 전재산 쾌척한 하와이 문숙기 할머니 별세

송고시간2020-06-01 10:54

고인 열정에 하와이 주립도서관 미국 최대 한국책 3만여권 보유

'한국책 사랑' 문숙기 할머니 별세
'한국책 사랑' 문숙기 할머니 별세

[하와이 한국일보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어 도서 구입을 위해 써 달라며 미국 하와이 주립도서관에 전 재산 100만 달러(12억원)을 쾌척한 문숙기 할머니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하와이 한국일보에 따르면, 문 할머니는 2000년 갑상선암과 유방암에 이어 2010년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하다 현지시간으로 25일 하와이 퀸스병원에서 숨졌다. 향년 79세.

영결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16일 오전 11시 현지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문유진 씨와 1남이 있다.

서울 출신인 문 할머니는 1981년 하와이로 여행을 갔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해 정착했다. 그는 1996년 하와이주 정부가 예산 부족으로 한국어 도서 구매비 연간 2천300달러를 전액 삭감했다는 신문 기사를 접한 후 남편과 함께 한국책 구입과 보급에 나섰다.

할머니는 이듬해부터 한국 도서를 사들이고, 주립도서관 내 한국 도서를 관리하고 운영할 자원봉사자를 뽑아 운영하는가 하면 2005년에는 '한국도서재단'을 설립했다. 주 정부는 물론 하와이 동포와 한국 정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모금을 추진해 매년 3만 달러 정도의 도서 구입비를 확보했다.

그 결과 하와이 주립도서관은 한국도서 보유규모가 1996년 200권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3만권에 이르렀다. 미국 전체 주립 도서관 가운데 가장 많은 한국 도서를 비치하고 있다.

고인은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한국 도서 구매 기금을 기부해 전자책(e-북)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책 모으기에 나섰다. 그러다 2017년 전 재산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기부금은 한국 책 구입과 함께 미국 내 최초로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이용해 한국어 도서 대출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쓰였다.

고인은 생전에 "한국 관련 도서가 미국 내 도서관에 더 많이 비치돼 한국이 역사와 문화가 있는 나라로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2018년 문숙기 할머니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숨은 재외동포 영웅 발굴·홍보 프로젝트' 제1탄의 주인공으로 소개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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