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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위기는 기회… 긴축 대신 투자 늘린다

송고시간2020-05-30 10:30

SK하이닉스 이천 M16
SK하이닉스 이천 M16

SK하이닉스의 경기 이천 M16공장 내 반도체 클린룸. [SK하이닉스 제공]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뚫고 호실적을 내며 제조업 강국의 저력을 드러냈다. 더불어 긴축 대신 투자를 택해,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 코리아' 굳건… 가전·스마트폰도 선방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은 굳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원격교육,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2% 증가한 17조6천4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 감소한 3조9천9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전 분기 대비론 16% 증가했다. 특히 절대우위인 메모리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동력, 시스템 반도체가 4조5천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점이 고무적이다. 모바일 이미지센서,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과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통합칩 등이 실적을 이끌었다.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7% 급감했지만, 삼성 스마트폰은 21%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매출(26조 원)은 4.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2조6천500억 원)은 0.38%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전망치를 상회했다. 1분기 매출은 7조1천989억 원, 영업이익은 8천3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4%, 239% 증가했다. 서버용 메모리 판매 증가, 수율 향상, 원가 절감이 비결로 분석된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904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1% 증가했다. 건조기·의류관리기·공기청정기 등 이른바 '코로나 가전' 판매가 급증하고,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도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현대차 새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공개
현대차 새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공개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전기차(EV) 콘셉트카 '프로페시'(Prophecy)를 일반에 공개했다. 2020.3.3 [현대자동차 제공]

◇세계 차공장 71% 셧다운… 현대기아차 35% 최저

코로나19 충격으로 세계 자동차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5월 16일 기준 주요 공장 300곳 중 71%가 '셧다운'(일시폐쇄) 상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89.5%에 달하고, 독일 다임러도 88.9%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셧다운율은 35.3%로 제일 낮다. 코로나19 모범국인 한국 공장들이 정상 가동하고 있어서다. 그 결과 1분기 세계 차 판매량이 27.5%나 감소했지만, 한국 차의 점유율(8.4%)은 1.2%포인트 상승했다.

대부분 자동차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거나 적자를 냈다. 하지만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4.7% 늘었다. 기아차는 작년 1분기 통상임금 환입효과를 빼면 46%나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선방은 높은 공장가동률 외에도 체질 개선과 탄탄한 국내 시장이 비결로 꼽힌다. 근래 소형 세단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이 높은 SUV(스포츠 실용차)와 준대형 이상 세단에 힘을 실었다. 판매량이 줄어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다.

현대차 SUV 팰리세이드는 주문이 1년 가까이 밀려있고, 기아차 SUV 텔루라이드는 지난 1년간 미국에서 8만 대가량 팔렸다. 현대차 대형세단 그랜저는 6개월 연속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의 4월 해외 판매량은 8만8천37대로 70.4% 떨어졌지만, 국내에선 0.5% 줄어든 7만1천42대로 선방했다. 기아차도 해외 판매가 8만3천855대로 54.9% 줄었지만, 국내 판매는 5만361대로 19.9% 증가했다.

삼성전자, D램에도 EUV 공정 적용…"미세공정 한계 돌파"
삼성전자, D램에도 EUV 공정 적용…"미세공정 한계 돌파"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 생산한 1세대 10나노급(1x) DDR4(Double Data Rate 4) D램 모듈 100만개 이상을 공급해 고객 평가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2020.3.25 [삼성전자 제공]

◇포스트 코로나 기다린다… 일제히 공격투자

각국 기업들이 잔뜩 웅크리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그룹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59개 그룹 가운데 39개사가 작년 동기보다 22.1% 투자를 늘렸다.

삼성전자의 1분기 R&D(연구개발) 비용은 5조3천600억 원으로, 2018년 4분기에 기록한 최고치(5조3천200억 원)를 경신했다. 연간으론 20조 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 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6공장을 하반기 준공할 예정이고,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중국 광저우 올레드 패널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 4위 현대기아차는 향후 5년간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해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종을 내놓는다. 지난해엔 자율주행차 선도기업 미국 앱티브와 4조8천억 원을 공동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위기를 기회로 살린 경험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시가총액이 3조7천억 원에 불과했지만, 3년 뒤엔 23조7천억 원으로 여섯 배 이상이 됐다. 공장과 지분을 과감히 팔아치워 R&D에 투입한 결과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신청을 하고 일본 도요타도 흔들렸지만,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점유율을 3년 만에 4.8%에서 8.9%로 늘렸다. 시총은 15조7천억 원에서 38조2천억 원으로 올랐다. 현대차는 차량 구매 1년 이내에 실직 시 차를 반납할 수 있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으로 미국인의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였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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