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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이어 조세연구원장 "지금 증세해야"…증세논의로 이어지나(종합)

송고시간2020-05-26 17:46

"증세 수반한 재정지출 확대가 경제활성화 효과"

KDI "증세 논의 시작해야…재정적자가 확대 안된다"

청와대 "현실적으로 어렵다"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둥 국책연구원 두 곳에서 잇따라 증세론을 들고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한 언급을 전후해 나온 국책연구원 주장이어서 본격적인 증세 논의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촬영 류효림·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26일 재정포럼 5월호에 보낸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 건전성 리스크' 기고에서 "현재와 같은 재난 시기에는 증세를 미루지 말고 적절한 규모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직설했다.

김 연구원장은 "중부담·중복지를 지향하는 국가에서 기업이나 가계가 세금을 적정한 수준에서 부담하면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증세는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의미가 있고 신인도 제고 면에서도 바람직하다"며 "경제 위기 시 증세가 가능한 나라가 안정적인 국정 운영도 되는 나라이자 민주주의, 사회적 신뢰가 정착된 나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김 원장은 "현재와 같이 경기 침체기이면서 확장적 재정지출의 글로벌 공조가 이뤄지는 시기에 재정지출 규모와 동일한 규모로 또는 재정지출 규모보다 적은 규모로 증세하는 경우 모두 긍정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세 시기와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재정지출 확대 규모와 같은 증세는 특히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소득상위계층에서 부담한 세금으로 소득 하위계층에 이전지출을 제공하거나 정부투자나 정부소비에 사용하는 경우 긍정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재정지출 확대 규모의 절반 또는 4분의 1 정도의 증세는 뚜렷한 경기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출확대 초기에 재원 확보(증세)를 병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것이 이자지출 관리의 핵심"이라면서 "이것이 전제되는 경우 적극적 재정정책의 실행이 한결 자유로워진다"고 강조했다.

KDI,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 발표
KDI,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 발표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조덕상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5월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상반기 KDI(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과 현안분석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경제전망을 내놓은 KDI도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재정지출확대 수요가 있는 만큼 그에 준해 재정수입도 확대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서 중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지금 당장은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어렵겠으나 중장기적으로 생각해보면 복지 수요가 확대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상당히 빠르게 올라가므로 그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국책연구원의 증세론은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전후해 나왔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이 회의에서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재정은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는 3차 추경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최대 1.5%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3조9천억원 규모로 편성된 1∼2차 추경에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3차 추경안을 더하면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4.4%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보고서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거론되는 30조원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와 이로 인한 국가채무비율 상승은 한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위기 때 유럽 국가들이 재정으로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탓에 L자형 경기 흐름을 보이게 됐다"며 "위기 대응 성격의 재정지출 확대는 긴급생활지원책·경기부양책이면서 동시에 중장기적 성장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내년에도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내년 초 시점에서 판단해 필요하다면 추가경정예산안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정 수준에서 국가채무비율 한도가 존재한다면서도 "여러 연구에서 모두 한국은 재정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중기적으로는 한국의 재정 여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현 상황에서 증세 논의를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확장적 재정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세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어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증세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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