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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침 사망 사건' 한의사 4억여원 손해배상 이어 형사처벌

송고시간2020-05-25 10:53

업무상과실치사 유죄 인정…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한의원 진료과목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의원 진료과목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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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허리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은 초등학교 교사가 봉침을 맞고 쇼크로 숨진 사고와 관련, 침을 놓은 한의사가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데 이어 형사처벌까지 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단독 정찬우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46)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5월 15일 오후 2시 48분께 경기도 부천시 한 한의원에서 초등학교 교사 B(사망 당시 36세·여)씨에게 봉침을 놓다가 부작용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쇼크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허리 통증으로 봉독을 이용한 봉침 시술을 받았고,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22일 만에 숨졌다.

과민성 쇼크로도 불리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호흡곤란과 혈압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환자에게 봉침 시술의 원리와 약침 종류 등을 모두 설명했고 사전 알레르기 검사도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환자에 대한 설명 의무를 위반했고 업무상 과실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은 수차례 봉침 시술을 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적 없다는 경험에 따랐다고 주장하지만, 쇼크로 인한 사망 가능성까지 피해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며 "임신을 하려고 매사에 조심하던 피해자가 그런 위험성을 알았다면 시술을 승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피고인은 팔뚝에 사전 피부 검사를 해야 한다는 제품안내서와 달리 곧바로 피해자의 허리에 봉침 시술을 했다"며 "알레르기 검사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 판사는 "피고인은 죄질이 매우 불량한데도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 봉침 시술을 했을 뿐이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사망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B씨의 남편 등 유가족 3명은 A씨뿐 아니라 당시 응급처치를 도운 인근 가정의학과 병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부천지원 민사2부(노태헌 부장판사)는 올해 2월 유가족 3명에게 총 4억7천만원을 지급하라고 A씨에게 명령했지만, 가정의학과 병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이 소송 결과를 앞두고 의료계 안팎에서는 선의의 목적으로 응급처치를 도와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볼 수 있는 가정의학과 병원장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신약성서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인물이다. 성서 해당 부분의 내용은 강도를 당한 행인이 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한 이야기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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