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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훈민정음마당' 조성 공사 때 행정절차 무시

송고시간2020-05-25 11:09

검증 없이 동상 세워 예산 낭비…감사원, 공무원 4명 '주의' 처분 요구

(보은=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 보은군이 속리산국립공원 입구에 '훈민정음마당'을 조성하면서 행정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정이품송공원 전경
정이품송공원 전경

[보은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시설은 조선 시대 승려 신미대사를 한글 창제 주역으로 묘사해 역사 왜곡 논란을 사고, 뒤늦게 이를 바로잡는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한 곳이다.

25일 감사원에 따르면 보은군은 지난해 4월 55억원을 들여 조선 초기 승려이자 이 지역과 연관이 있는 신미대사 설화를 활용해 속리산면 상판리 일원에 '훈민정음마당'이라는 이름의 공원을 조성했다.

보은군은 이 공원에 신미대사 등 17명의 동상을 포함한 21점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수렴, 설문조사, 주민공청회 등은 거치지 않았다.

보은군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는 동상 건립 대상이 되는 인물은 역사적 자료나 고증을 통한 객관적 평가에 의해 선정해야 하며, 공공조형물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이를 살피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의위가 열리긴 했지만, 객관적 평가는 생략한 채 동상 디자인 내용만 다뤘다.

그 결과 공원이 조성되지마자 한글 단체 등은 한글 창제 주역인 세종대왕보다 신미대사를 더 부각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결국 보은군은 한글 창제 대신 신미대사와 정이품송을 토대로 설치물을 수정·보완하고, 공원 이름도 '정이품송공원'으로 바꿔 지난 2월 재개장했다.

감사원은 감사 보고서에서 "보은군은 훈민정음 창제와 무관한 인물 10명의 동상을 제작·설치해 예산 낭비를 초래했고, 시설물 수정·보완을 위해 4천470만원의 예산을 더 들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계 공무원 4명에 대해 '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앞서 일부 보은군민은 공원 보수 공사 이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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