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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 많았던 너 얼마나 아팠니"…'이천 참사' 통곡의 분향소

송고시간2020-05-07 18:50

두 번째 유족 합동 추모식…조문객 발길 8일째 이어져

(이천=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7일 또다시 유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슬퍼하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
슬퍼하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합동 추모식에서 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유족 100여명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6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에서 추모식을 열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유족들이 국화꽃 한송이씩 들고 영정과 위패가 놓인 제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한 희생자의 어머니가 마이크를 쥐고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사랑하는 아들에게"라며 힘겹게 입을 뗀 이 어머니는 "알록달록 꽃들이 피어서 다른 가족들은 나들이한다는데 우리 아들은 차디찬 냉동실에 누워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이어 말했다.

그는 "겁도 많은 너였는데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니…얼마나 아팠니"라며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족들은 추모식이 진행되는 10여분간 제단 앞에 서서 희생자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며 다스려지지 않는 슬픔에 손바닥으로 가슴을 쳤다.

오열하는 유가족
오열하는 유가족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합동 추모식에서 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일부 유족은 추모식이 끝나고서도 영정을 향해 서서 한참을 울었다.

전날 첫 합동 추모식을 연 가족들은 분향소가 운영되는 동안 매일 오후 추모식을 열어 고인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한 희생자 가족은 "사고 이후 유가족들의 개별적인 추모가 있긴 했지만, 서로 한곳에 모여 고인의 넋을 위로할 기회는 없었다"며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당한 가족들이 울분을 토해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지 8일째를 맞는 이 날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천시 농협 조합장 등이 차례로 분향소를 찾아 영정 앞에 헌화하고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 및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유족들은 조만간 변호인을 선임해 공사 발주처 한익스프레스, 시공사 건우 등 관련 업체와 보상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해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경찰은 전날까지 3차례에 걸쳐 관계기관들과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습한 산소용접기와 산소절단기, 전기톱을 비롯한 공구류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하는 등 화재 원인 규명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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