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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한국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 왜 국민청원까지 하게 됐나

송고시간2020-05-08 07:00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각종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게임 이용자들이 피파온라인4(피파4) 불매 운동에 나섰습니다.

비슷한 시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온라인 게임회사의 횡포를 막기 위해 1인당 유료 결제상품 금액 제한을 걸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죠.

피파4 불매 운동의 발단은 3월 26일 'LH 시즌 선수팩' 출시 때문입니다. LH 선수팩은 축구 선수를 뽑을 때 쓰는 게임 아이템인데요.

LH 선수팩에서 나온 선수의 성능이 1월에 출시한 '2020TOTY 한정판 시즌 선수팩' 내 선수보다 능력치가 좋으면서도 팀 구성을 위한 급여는 낮게 책정됐습니다.

기존 선수들의 가치가 짧은 시간에 망가진 건데요.

이용자 입장에서는 게임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또다시 과도한 돈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넥슨코리아 측은 사과 영상을 통해 설문 조사로 이용자 의견을 수렴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약속했습니다.

이번 불매 운동은 넥슨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우려했던 사태가 터졌다는 분위기입니다.

확률형 뽑기 아이템은 희귀 아이템을 뽑을 수 있다는 심리를 부추겨 사행성 논란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게임 이용자들이 희귀 아이템을 뽑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돈을 내고 뽑기를 시도하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리니지 2M'이 있습니다. 캐릭터 직업을 바꿀 때 쓰는 아이템이 유료인데 희귀 직업을 뽑을 확률은 0.002%대입니다.

한 유튜버는 위에서 두 번째 등급의 직업을 뽑기 위해 500만원가량을 지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 거래 한도를 두어야 한다는 응답이 47.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할 만큼 이용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앞서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문제 제기에 대해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게임 내에서 사행성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는데요.

확률형 뽑기 아이템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는 게임 업계의 부분 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에 있습니다.

부분 유료화 모델은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고, 유료 아이템으로 수익을 거두는 방식인데요.

초기 장식용 아이템으로 시작해 게임 승패를 가르는 기능성 아이템으로 수익 모델이 변화했습니다.

기능성 아이템의 문제점은 시간과 노력만으로는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돈으로 산 선수가 시간을 투자해 만든 선수보다 월등히 능력치가 높아지면 게임 자체의 흥미가 떨어지게 되는 거죠.

게임학회에서는 아이템 과금 유도 전략이 한국 게임 산업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 내에서 공정함과 게임 자체를 즐기려는 유저들이 떠나게 되면 돈을 가지고 권력을 추구하는 유저만 남게 돼 해당 게임이 황폐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논란으로 게임사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바꾸려는 움직임도 보이는데요.

지난달 28일 열린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에서는 김남준 리니지2M 개발 PD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획득할 수 있는 게임 모델이 준비됐다"고 밝혔습니다.

위정현 교수는 "닌텐도 동물의 숲은 확률형 아이템 같은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유저가 제품을 살 만큼 높은 게임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의 게임도 장기적으로 퀄리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고 유저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나의 게임 시스템과 결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게임사의 과금 유도 논란. 이번 불매 운동을 기점으로 게임 업계가 변화하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박성은 기자 손인하 진민지 인턴기자 / 내레이션 김정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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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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