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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재개발'에 쏠리는 눈…세운재정비·증산4구역 등 후보지

송고시간2020-05-07 09:01

공공 참여시 임대 많고 마감 수준 낮아…"제2의 마래푸는 나오기 힘들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하기로 한 '공공 재개발'에 대해 재개발 사업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지난달 정비구역 해제·연장안이 통과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지난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증산동 205일대(옛 수색·증산뉴타운4구역, 이하 증산4구역) 등이 공공 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잠재 사업지로 거론된다.

공공 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의 공기업이 정비사업 시행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방식을 활용하면 그간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조합 내 갈등으로 표류 중이던 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서울 시내에 주택 공급도 확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현재 서울 재개발 구역 357곳 가운데 10년간 조합설립인가도 못하고 사업이 정체된 곳이 102곳에 달해 공공 재개발은 이들 사업지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구역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구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서울시가 재정비사업 대신 도시재생을 추진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세운상가 일대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지난달 152개 구역 가운데 89개 구역만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되면서 공공 재개발 도입의 대표적인 후보지로 떠올랐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총 171개 정비구역 가운데 152개 구역은 2014년 3월 27일 구역 지정 이후 5년 넘게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어 일몰 시점인 지난해 3월 26이 이미 지난 상태다.

일몰 기한이 연장된 것은 해당 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와 자치구의 재정비 사업 추진 의지가 고려됐기 때문이다. 일몰 연장에는 사업시행인가 신청 동의율 충족, 실효성 있는 세입자 대책 마련 등의 조건이 붙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구역은 사업성 부족과 조합 내부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장기화했던 곳"이라며 "분양가상한제가 면제되는 공공 재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가 최근 다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증산4구역도 적극적으로 공공 재개발 참여를 추진할 사업지로 꼽힌다.

김연기 전 증산4구역 재정비촉진지구 추진위원장은 "구역지정 요건을 두고 주민들과 은평구청이 서로 다른 기준을 내세우고, 재개발 방식에 대해서도 주민들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이라며 "공공 재개발 사업 추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성북구 성북1·2구역과 동선동, 용산구 용산정비창1구역과 동자동·후암동 일대가 사업성 부족이나 내부 갈등으로 20년 넘게 재개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적극적으로 공공 재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토부는 미아·장위 등 과거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고 해제된 곳에서 우선 대상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에서는 강남권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 입지가 뛰어나거나 대규모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지는 공공 재개발 참여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본다.

김구철 미래도시시민연대 조합경영지원단장은 "입지가 좋고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사업지는 아파트의 마감재 수준이나 시공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임대아파트가 많이 늘어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2014년 마포구 아현동 아현3구역을 재개발해 지은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와 같은 고급 아파트가 공공 재개발 방식으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서울에 중저가 아파트를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의미로, 강남권이나 마용성에서 공공 재개발에 참여하는 사업지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LH와 SH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마감재 수준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택청약(PG)
주택청약(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그러면서 "공공 재개발로 마래푸 같은 단지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공 재개발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분양가와 청약 방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과 관리를 받게 된다. 즉 분양가는 상한제 적용 금액보다는 높지만, 시세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다.

청약 방식은 과거 모든 청약통장의 유형을 하나로 합친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청약하면 된다.

다만, 현재 신규 가입이 중단된 청약저축과 청약예금 가운데 공공아파트만 청약할 수 있는 청약저축 가입자보다는 민영아파트만 청약 가능한 청약예금 가입자가 공공 재개발 아파트 청약에 더 유리할 전망이다.

공공 재개발에 참여하는 공공기관은 사업 시행 방식에 대해 해당 조합과 협의를 하게 되는데, 조합에서 LH나 SH에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하면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주택공급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공공기관 단독 사업 시행이 아니라 조합과 공동으로 사업 시행을 하게 되면 청약예금 가입자들에게 청약 기회가 돌아간다.

이명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사업 방식은 대부분 공공기관과 조합의 공동 시행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일반적인 재개발 사업처럼 청약예금 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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