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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우리 GP에 총격 가한 북한…의도성 있는 나쁜 신호 아니길

송고시간2020-05-03 17:12

(서울=연합뉴스) 북한군이 휴일인 3일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한국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중부 전선 GP 외벽이 북측에서 발사된 총탄 수발에 의해 맞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GP 외벽과 그 주변에서 4발의 탄흔과 탄두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우리 군은 대응 매뉴얼에 맞춰 10여발씩 2회에 걸쳐 경고사격을 한 뒤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했다. 다급한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대응 사격 등 적절한 조처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한다. 남북 간 교전 상황으로 번지지 않고 그 정도에서 상황이 마무리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더불어 남측 인원과 장비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하니 안도감이 든다.

북한의 총격은 공교롭게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 드러낸 바로 다음 날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김 위원장의 건재 과시를 북한의 강경노선 회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연결 지으려는 시각이 더러 있는 것 같다. 남북이 근거리에서 대치하는 공간인 DMZ의 감시초소를 배경으로 힘을 과시하려는 북한의 '기획 사건'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단 우리 군은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할 때 의도성이 있기보다는 우발적이고 고립적인 '사고'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총격 당시 짙은 안개로 시계가 불량했던 점, 북측의 근무 교대 이후 화기 점검이 이뤄지는 시간대라서 단순 오발 가능성이 있는 점, 총격 전후로 북쪽 GP 인근 지역에서 영농활동이 평소처럼 진행된 점 등이 고의성을 배제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우리 군은 이런 자체 판단을 내렸지만, 보다 더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설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군은 사건이든 사고이든 그 발생 경위를 소상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은 그 의도성 여부와 관계없이 결과만 놓고 엄밀히 따져 보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다. 지상과 해상, 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남북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금지하기로 했던 약속이 1년 반 남짓 만에 어찌 됐든 깨졌기 때문이다. 북한이 군사합의 체결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GP 총격 사건에 대해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석명해야 하는 이유다. 남북한의 신뢰 관계 유지와 향후 교류·협력의 재개를 위한 동력확보 차원에서도 꼭 성실한 답변이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이런 난데없는 총격 소식보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석상 재등장과 함께 남북이 화해와 협력의 트랙으로 질서 있게 복귀하는 화답이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남북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공개한 대북 패키지 제안 가운데 한두 가지에라도 건설적이고 전향적인 답변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있다면 좋을 것이다. 접경지역 재해재난, 기후환경 변화 등에 대한 공동 대응에서부터 남북 간 철도 연결, 남북 유해발굴, 이산가족 상봉 등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논의에 착수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중에는 DMZ 국제평화지대화도 포함돼 있었다. GP 총격 사건과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친김에 이 문제부터 풀어가는 대화의 장을 만들면 어떨지를 몸의 건재를 과시한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으로 들어야 할 차례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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