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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막막한 무급휴직 주한미군 근로자…남은 동료는 매일 야근

송고시간2020-04-26 08:00

"근로자 생존권 위협…특별법 조속 제정해야"

(동두천=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기약 없는 무급휴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무급휴직 대상 근로자들은 생계비 걱정에 막막하다. 부대에 남은 근로자들도 무급휴직자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격무에 시달린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8천 600여명 중 4천여명에 대한 사실상 강제 무급 휴직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이 타결되지 않아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약 절반에 대해 무급휴직이 실시된다"고 밝혔다.

무급휴직 대상이 된 근로자들은 생계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무급휴직 철회하라'
'무급휴직 철회하라'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용 시장이 위축돼 임시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한미군 근로자는 현행법상 무급휴직으로 인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평택 미군기지 근로자 A씨는 "그동안 고용보험료를 납부해왔지만, 고용보험 혜택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5일에 3월 근무분 임금을 받아서 이번 달은 버티지만, 무급휴직 기간이 길어지면 가족 생계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손지오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 사무국장은 "다음 달부터 생계 위기를 겪는 근로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여 노조 측에서 어떻게든 돕기 위해 사례 조사를 하고 지원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급휴직 대상에서 제외된 근로자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무급휴직자 비율이 높은 직군의 근로자들은 동료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가 없는 추가 근로를 이어간다.

근로자 중 훈련장 운영이나 무기 정비 등 미군 작전 수행과 직접 연관된 임무를 수행하는 한국노무단 근로자 2천 100여명 중 약 27%에 불과한 500여명 만이 무급 휴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B씨는 "10명 중 7명이 없는데 소규모 단위 부대 훈련은 계속하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서 남은 근로자들의 건강과 시간을 갈아 넣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투부대 중심인 동두천 부대는 이러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B씨는 "미군 관리자들은 추가 근무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업무 공백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며 "관리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한국인 근로자들은 거의 매일 야근을 하지만 추가 근무에 대한 대가는 전무하다"고 토로했다.

노조 측은 한국 정부의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고대하고 있다.

주한미군측이 무급휴직을 단행한 직후 한국 정부는 근로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23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연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을 다음 주 초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법안 발의가 진행 중이다.

손지오 사무국장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질로 잡힌' 한국인 근로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당국의 관심과 빠른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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