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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는 '이순신'을 통해 모두가 영웅 되길 바랐다"

송고시간2020-04-23 18:10

최원식 교수가 쓴 '이순신을 찾아서'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4월 하순이 되면 서점가에는 으레 이순신을 다룬 신간이 등장한다. 28일이 충무공 탄생일이기 때문이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이순신이 지닌 위상은 특별하다. '민족의 성웅(聖雄)'이라는 수식어만 봐도 그러하다. 임진왜란에서 왜구를 물리친 장군은 세상을 떠난 지 42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영웅'이다.

이순신은 근현대에 영웅으로 재조명됐다. 민족주의 역사학자로 알려진 단재 신채호(1880∼1936)는 '난중일기'와 이순신 조카가 쓴 전기 '행록'을 바탕으로 충무공을 재해석한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집필했다.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는 저서 '이순신을 찾아서'에서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분석해 "단재는 이순신을 근대로 호출했다"며 "신채호는 충무를 불세출의 영웅으로 기리고자 하지 않았다. 충무를 따라 국민 하나하나가 제2의 이순신이 되는 것, 곧 국민 영웅을 대망했다"고 주장한다.

이어 "신채호 작품에서 충무와 백성은 거의 하나다"라며 "단재의 국민주의 충무는 고독한 영웅주의 또는 허무의 개인주의로 질주하는 춘원류 이순신상으로부터 단절됐다"고 논한다.

이러한 시각은 단재가 이광수, 박정희, 김훈과 마찬가지로 이순신을 사유화해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시각과는 배치된다.

저자는 "단재는 충무가 문과 무를 고루 갖췄다는 점을 틈틈이 강조했다"며 이러한 관점이 상당히 독특하다고 평가한다.

그는 신채호가 남긴 '호걸이성현'(豪傑而聖賢)이라는 말에 대해 성현은 예수로 표상되는 기독교적 성인과는 다르며, 각고의 노력 끝에 경지에 이른 것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다만 선조에 대한 비판이 절제되고 여성이 거의 부재한 점, 박약한 반전(反戰) 사상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광수, 이은상이 이순신을 다룬 작품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춘원의 '이순신'을 향해 "참으로 문제적"이라며 "춘원이 창조한 이순신은 바로 춘원이니 참으로 지독한 자기애"라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수군제일위인 이순신' 원문과 구보 박태원이 번역하고 주석을 단 '이충무공행록'을 수록했다.

돌베개. 376쪽. 2만원.

"신채호는 '이순신'을 통해 모두가 영웅 되길 바랐다" - 2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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