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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원더걸스 해체 후 번아웃…방황 끝내고 낸 정규앨범"

송고시간2020-04-23 08:00

데뷔 13년만 첫 정규 '1719' "한땀 한땀 수작업한 음반이죠"

"원더걸스는 너무나 소중한 기억…멤버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힘 돼"

핫펠트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원더걸스 해체와 가족사 그리고 결별 소식. 대중은 지난 3년간 가수 핫펠트(본명 박예은·31) 소식을 이따금 들었다.

그러나 잠깐씩 온라인을 달군 '이슈'였을 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핫펠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

오는 23일 핫펠트가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하는 정규앨범 '1719'에는 핫펠트 개인의 역사가 오롯이 담겼다.

최근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방황하고 혼란스럽던 시기를 지나 마침내 나온 앨범"이라고 신보를 소개했다.

핫펠트의 일기장 같은 스토리북 '1719: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도 한정판으로 발간했다.

"'원더걸스에 있을 때는 밝았는데 핫펠트는 왜 이렇게 어두워?'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어요. 제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면 '얘가 이런 시간을 겪어서 이런 음악이 나왔구나' 하실 거예요."

핫펠트 스토리북 '1719: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 발간 예고 사진
핫펠트 스토리북 '1719: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 발간 예고 사진

[아메바컬쳐 제공]

책은 '1719는 제 삶에서 가장 어둡고 지독했던 3년 동안의 일들을 음악과 글로 풀어낸 묶음집'이라는 소개로 시작한다.

페이지를 넘기면 아버지를 소재로 한 1번 트랙 '라이프 석스'(Life Sucks) 노랫말이 보이고, 이후 '나는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어'라는 제목의 다소 충격적인 글이 펼쳐진다.

책 전반에는 그가 겪은 정신적 고통과 연애, 가족, 원더걸스 활동 시절, 음악 작업 등에 대한 이야기가 가감 없이 녹아 있다.

"한동안 음악 작업을 못 해서 심리 상담을 받았어요. 선생님께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고 음악으로 풀어내지 못할 거 같다고 했더니, 그럼 글로 풀어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이를 토대로 만든 게 14곡으로 이뤄진 이번 앨범이다.

신보 타이틀곡 중 하나인 '새틀라이트'(Satellite)는 어느 날 밤하늘에 떠 있는 인공위성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끝을 알 수 없는 긴긴 여정 / 불안해 어지러워 안간힘을 쓰지만 / 이 순간만큼은 빛을 낼 거야'라는 가사는 인공위성인 동시에 자신을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핫펠트는 설명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스위트 센세이션'(Sweet Sensation)은 무기력하고 엉망이던 나날을 물리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핫펠트 모습을 그렸다.

이외에도 연인과의 두 번째 이별을 다룬 '피어싱', 운명적 만남에 대한 설렘이 가득 묻은 '위로가 돼요' 등 다채로운 노래가 수록됐다.

핫펠트는 "옷으로 치면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만든 앨범"이라며 "가수 생활 13년 중 이렇게 오래 준비한 앨범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핫펠트 신보 타이틀곡 '새틀라이트' 뮤직비디오 캡처
핫펠트 신보 타이틀곡 '새틀라이트' 뮤직비디오 캡처

[아메바컬쳐 제공]

2007년부터 원더걸스에서 본명 '예은'으로 활동하며 핫펠트는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텔 미'(Tell Me) 열풍을 일으켰고 '소 핫'(So Hot), '노바디'(Nobody)로 연타를 쳤다.

미국 진출 후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발표한 '투 디퍼런트 티어스'(2 Different Tears),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 등이 모두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원더걸스 해체 발표 후 내놓은 고별송 '그려줘'도 오래간 함께한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래서인지 핫펠트는 팀이 흩어진 지 3년이 된 지금까지도 원더걸스로 활동한 기억이 가슴 깊이 남아 있다.

"원더걸스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꾼 꿈을 이룬 과정이었어요. 그때 받은 사랑, 팬들과 함께한 콘서트, 투어 등 모든 것이 저한테 너무 소중한 기억이에요. 미국 활동도 너무나 중요했고요."

멤버들에 대해선 "딱히 연락을 많이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들"이라며 단단함을 내보였다.

원더걸스
원더걸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원더걸스 해체 이후 꽤 오랜 시간 '번아웃'으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한동안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살기도 했고, 사나흘 내내 씻지도 않고 소파에 누워 있기도 했다.

"삶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서 '왜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흥미를 찾기 위해 복싱, 발레, 서핑을 배웠죠… 늘어져 있거나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도 많았고요. 원더걸스 때는 항상 구체적인 단기 목표가 있었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연습하고 일하는 것 외에 보내는 시간은 낭비라 생각했었죠."

그러나 그가 이렇게 보낸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신도 약한 존재일 수 있으며 결점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간단히 말해 더 자유로워졌다.

"어떤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느꼈다면 그게 '완벽한 하루'라고 생각해요. 예전의 저라면 그런 하루는 의미 없는 하루였을 거에요. 하지만 깨끗한 방, 좋은 음악, 맛있는 음식, 소중한 사람과 마시는 커피 한 잔 같은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알게 됐어요."

핫펠트 정규 1집 '1719' 표지 사진
핫펠트 정규 1집 '1719' 표지 사진

[아메바컬쳐 제공]

예전 자신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후배 가수들에게 "성공이나 외모, 능력, 결과물 같은 것을 떠나서 숨 쉬는 나 자신을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도 같은 다짐을 했었다.

'얼룩말은 원래 하얬을까, 검었을까 궁금했다… 어쨌든 얼룩무늬를 가지고 태어났을 것이다. 검은 털을 다 뽑아내거나, 흰 털을 까맣게 물들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그냥 얼룩말로 살기로 했다. 나의 밝음과 어두움이 만들어 내는 얼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온통 얼룩인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1719: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 중)

핫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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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컬쳐 제공]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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