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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예고 부산동물원, 업체 3곳서 인수 의사…문제는 난개발

송고시간2020-04-21 09:55

부산시, 빚 떠안고 인수하겠다는 지역건설업체와 협의 중

인수 조건에 곤돌라 등 추가 개발안 포함…시민단체 "산림 훼손 여지" 반발

모습 드러낸 부산 동물원 '더 파크'
모습 드러낸 부산 동물원 '더 파크'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우여곡절 끝에 6년 전 문을 연 부산 유일 동물원 '삼정더파크'가 24일 이후 폐업을 예고한 가운데 업체 3곳에서 인수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부산시에 인수 의향서를 낸 업체 가운데 한 업체는 현재 동물원 터 외 추가 공간에 유희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삼정더파크를 운영하는 삼정기업은 최근 부산시에 오는 24일까지만 동물원을 운영하고 문을 닫겠다고 통보했다.

빚보증 선 500억원에다 운영 적자분을 더해 600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동물원을 사들이겠다던 부산시가 '매수 불가'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시는 매수 불가 이유로 동물원 안에 개인 땅이 있는데, 사권(私權)이 소멸하기 전에는 공유재산으로 취득하지 못한다는 공유재산법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었다.

시는 동물원을 제삼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재 3개 업체가 인수 의향을 시에 전달했다.

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대원플러스건설도 인수 의향을 보였다. 대원플러스건설 측은 동물원 대출금 500억원을 떠안고 동물원을 완전히 인수한 뒤 재개발하겠다는 계획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대원플러스건설과 인수 조건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업체 2곳은 대출금 납부 기한을 1년 유예해주는 조건으로 동물원을 운영해본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해 시와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유일 동물원 삼정더파크, 무단 벌목 의혹
부산 유일 동물원 삼정더파크, 무단 벌목 의혹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대원건설 관계자는 "현재 동물원만으로는 한해 수백억원 적자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 공간을 활용해 놀이기구와 곤돌라 같은 유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부산시에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시와 큰 틀에서 동물원 개발 방향을 두고 의견을 나눴을 뿐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다"며 "사업여건이 조성된다면 동물원을 인수해 환경 훼손을 최소화 하는 범위에서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건설은 최근 1천500억원을 들여 부산 도심 황령산 정상(23만2천268㎡)에 105m 전망대를 짓고 539m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계획을 제안, 시민·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샀다.

시민단체는 대원건설 측이 낸 사업제안서에 '유희시설' 설치 계획이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유희시설 설치는 대규모 산림 훼손과 난개발 여지가 다분하다"며 "동물원 인수가 황령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과 연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인 부산경남미래정책은 "부산시가 제삼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불법 준공 승인 의혹, 시의회 동의 누락, 감사원 시정 통보 무시 등 동물원의 각종 문제를 회피하려는 것이어서 중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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