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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회사채 직매입할 수 있나…한은 내부 법해석 이견

송고시간2020-04-09 16:39

인재개발원 교수 "가능" vs 한은 "법취지는 대출에 한정"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한국은행이 회사채를 직접 사들일 수 있는지를 두고 한은 내부에서 서로 다른 해석이 나왔다.

한은 인재개발원 차현진 교수는 최근 출간한 '법으로 본 한국은행'에서 "한은법 80조가 영리기업에 대한 여신을 허용했으므로 대출뿐만 아니라 회사채 인수, 융통어음 할인, 지급보증도 가능하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용경색이 발생했을 때 한은이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시장을 지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은법 80조(영리기업에 대한 여신)는 "①금융기관의 신용공여가 크게 위축되는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한국은행은 제79조에도 불구하고 위원 4명 이상의 찬성으로 금융기관이 아닌 자로서 금융업을 하는 자 등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통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지 명시돼 있지 않다.

차 교수는 "회사채 인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이런 방법을 통해 영리기업을 지원할 경우 상당한 시비가 예상되므로 지원 방식에 관해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80조에서 영리기업에 대한 여신 방법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것과 달리 한은법 64조나 77조에 따르면 일반 금융기관이나 정부대행기관에 대한 지원 방법은 제한돼 있다.

64조에 따르면 한은은 신용증권이나 정부가 보증한 채무를 표시하는 유통증권,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증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을 할 수 있다. 77조는 정부가 원리금 상환에 대해 보증한 경우 한은이 정부대행기관에 대출을 해줄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촬영 정유진]

이에 한은은 9일 입장문을 내고 법이 규정하는 영리기업에 대한 지원 방법은 회사채 직매입이 아니라 대출에 한정된다고 반박했다.

한은은 80조가 회사채 직매입의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 "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80조의 여신은 '대출'에 한정된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채·기업어음 직매입은 실질적으로 신용대출과 같은데 이를 허용할 경우 은행에 대한 여신, 긴급여신에서도 인정되지 않는 신용대출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허용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위기 시 한은이 은행에 긴급여신을 할 수 있도록 한 65조에서도 임시적격성 부여자산의 담보가 필요하며 형식도 증권 담보대출로 한정된다"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긴급여신도 한은법 65조의 연장 선상에서 파악해야 하므로 80조의 여신도 대출로 한정된다"고 강조했다.

80조는 영리기업에 대한 지원 방법을 정해두고 있지 않지만 여타 법 조항을 참고했을 때 신용위험이 큰 회사채를 인수하는 게 아니라 담보대출을 내어주는 게 법 취지에 부합한다는 해석이다.

한은은 또 "한은법은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기업어음 등 신용증권을 매입할 수 없게 하고 있다"며 "이는 중앙은행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발권력을 남용해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손실위험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정부나 기관 등이 보증하지 않은 신용증권을 직접 매입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채 직접 매입의 경우 법적 제약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은, 기준금리 0.75%로 동결
한은, 기준금리 0.75%로 동결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오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한 시민이 이날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를 지켜보고 있다. 2020.4.9 ryousanta@yna.co.kr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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