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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베네수 마두로 '마약테러' 기소…180억원 현상금 걸어(종합2보)

송고시간2020-03-27 08:47

"옛 콜롬비아 반군 잔당과 공모해 미국에 코카인 넘쳐나게 해"

현직 정상 기소 이례적…베네수 "근거없는 혐의 기반한 새로운 쿠데타" 반발

마두로에 현상금 건 미국
마두로에 현상금 건 미국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테러 혐의로 기소했다.

이례적인 현직 국가 정상 기소로,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 고위 관계자 십여 명을 마약테러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합성어인 '마약테러'(narcoterrorism)는 마약 범죄를 저지르면서 폭력을 이용해 정부 기관의 활동을 방해하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마두로 등에 적용된 혐의엔 마약밀매와 돈세탁 등이 포함됐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바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 등이 콜롬비아 옛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잔당들과 공모해 "미국에 코카인이 넘쳐나게 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200∼250t의 코카인이 흘러나온다고 추정했다.

바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이 '태양의 카르텔'이라는 마약 조직의 우두머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고통받는 동안 이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웠다"며 "마두로 정권은 부패와 범죄로 뒤덮여 있다"고 비난했다.

함께 기소된 인사 중엔 마두로 정권 2인자로 불리는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 등이 포함됐다.

이날 미 국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유죄 선고로 이어지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천500만달러(약 184억원)의 현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4명의 마두로 측근에게도 인당 1천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렸다.

마두로(윗줄 가운데)와 함께 기소된 정권 주요 인사들
마두로(윗줄 가운데)와 함께 기소된 정권 주요 인사들

[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은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정부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마두로 기소는 워싱턴과 뉴욕, 플로리다의 연방 검찰이 수 년간 수사를 벌인 결과다.

뉴욕 검찰은 마두로와 측근들이 "지난 20년 동안 FARC와 마약테러 동업을 해왔다"며 "마두로와 부패한 정부기관이 정치적·군사적 보호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같은 규모와 범위의 마약밀매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검찰은 호화 요트부터 수백만 달러 콘도에 이르기까지 마두로 일당의 돈세탁 신호들을 계속 확인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곧장 반발했다.

호르헤 아레아사 외교장관은 국영방송에 나와 "마약과의 싸움에서 베네수엘라가 얻은 높은 평가를 축소하기 위한 천박하고 근거 없는 혐의 제기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도 트위터에 "미국과 콜롬비아에서 공모해 베네수엘라를 폭력으로 채우라는 명령이 내려졌다"며 "국가 수반으로서 난 어떤 상황에서도 조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현역 국가 정상을 기소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의 갈등도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 대신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는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며 정권을 압박해 왔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과 야권의 압박 속에서도 내부적으로는 군의 충성, 외부적으로는 러시아, 중국 등 우방의 지지 속에 건재를 과시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마두로 기소로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엔 베네수엘라와 쿠바 사회주의 정권의 탄압을 피해서 온 이민자들이 많다.

그러면서 AP는 이것이 15개월 동안 이어진 베네수엘라 두 대통령 사태를 끝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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