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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476억원 손실'…노동부 부실대처·한투 늑장보고 합작

송고시간2020-03-26 15:10

투자 사전 심의절차 미비…한투, 손실위험 만기 직전 노동부에 보고

노동부, 손실 위험 알고도 환매 요청 안 해 손실액 162억 더 키워

감사원, 노동부에 투자 시 사전 심의·한투 제재 방안 마련 요구

감사원
감사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을 위탁운용하면서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DLF)에 투자했다 475억6천만원의 손실을 본 것은 노동부의 부실 대처와 증권사 늑장보고의 합작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 주간 운용사는 손실 가능성을 알고서도 만기에 닥쳐 노동부에 이를 보고했고, 노동부는 이런 보고를 받고 나서도 환매요청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손실을 키웠다.

감사원은 26일 '고용보험기금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 실태'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와 기금 위탁운용 기관인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벌인 실지감사 결과다.

이번 감사는 작년 이 같은 고용보험기금 손실 문제가 불거지자 국회가 같은 해 11월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결과 노동부는 금융상품 운용 시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를 담은 근거 규정을 명확히 두지 않았고, 투자에 앞선 사전 심의절차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금 비보장형 DLF 상품의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높은데도 주간 운용사의 투자 결정에 앞서 사전심의 등 내부 통제장치를 두지 않았고 투자상품 선정 관련 결정 권한을 모두 한국투자증권에 일임했다.

이에 따라 DLF 상품이 투자가 가능한 상품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투자증권은 별다른 심의없이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에 584억7천만원을 투자해 475억6천만원의 손실(수익률 -81.5%)을 봤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은 투자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서도 노동부에 이를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독일 금리하락에 따른 DLF 손실 가능성을 지난해 3∼4월께 파악하고도 노동부에 알리지 않았고 같은 해 5월 말에서야 노동부로부터 요청을 받고서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 상품 만기 2달 전이다.

독일국채 금리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손실구간'인 0%대 아래로 떨어진 뒤 등락을 거듭했고, 같은 해 3월 이후 '마이너스' 금리가 이어지는 등 이미 작년 2∼3월부터 원금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투자증권은 6월 초 고용부에 관련 보고를 하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예상한 같은 해 5월 31일자의 독일 국채금리 전망 최신 자료(-0.15%)가 있는데도 마이너스 금리가 아닌 1개월 전 자료(0.05%)를 제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이 DLF 손실 발생과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해 뒤늦게 부실보고를 하는 바람에 노동부가 투자손실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할 기회를 잃은 것이다.

게다가 노동부는 이처럼 대규모 손실 가능성을 파악했음에도 운용사에 투자 상품 환매를 요청하는 등의 손실 확대 방지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노동부는 작년 6월 4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기금 312억8천만원이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전달받았지만, '환매 결정은 운용사 역할'이라는 이유를 들어 만기인 같은 해 7월까지 환매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제 손실액은 당시 예상치보다 약 162억8천만원이나 불었다.

이밖에 노동부는 작년 6∼7월 자산운용 현황을 점검하는 실무협의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3차례나 열고서도 DLF 투자손실 확대 방지 방안을 논의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노동부에 투자가 가능한 금융상품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투자 시 사전심의 등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하고, 손실 가능성을 지연·부실 보고한 한국투자증권에 적정한 제재를 하라고 통보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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