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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했는데"…확진자 속출 배성병원, 고요 속 한숨만

송고시간2020-03-23 18:57

대구시 정신병원 24곳 전수조사 착수…"고위험군 선제대응"

21일 대구 북구 배성병원 정문에 붙은 안내문.
21일 대구 북구 배성병원 정문에 붙은 안내문.

[촬영 김다혜]

(대구=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모여서 생활하는 곳이라 조마조마했는데…확진자가 한 명 나오더니 그다음엔 훅 늘어나 버리더라고요."

대구 북구 배성병원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신모(60)씨는 평소에도 발길이 드문 거리가 병원 내 집단감염 소식이 알려진 후 휑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질환 전문 병원인 배성병원에서는 23일 오전까지 직원 4명, 환자 8명 등 1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6일 종사자 1명이 처음 확진된 뒤 이뤄진 전수조사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것이다.

이날 오후 찾아간 배성병원은 직원들만 간혹 오갈 뿐 인적이 뚝 끊겼다. 폐쇄병동임을 짐작하게 하는 창살 너머로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이 고요했다.

배성병원에 따르면 이곳에는 약 270명이 입원해 3개 병동에 나뉘어 생활하고 있다. 병동은 환자 8명이 함께 쓰는 병실 여러 개와 공용 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대부분 폐쇄병동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자가 여럿 나온 3층 병동 환자 약 90명은 다음 달 5일까지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된 상태다. 확진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단 환자와 직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상태이고 (잠복기를 고려해) 일주일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추가 검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병원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우려했던 집단감염이 현실화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정신병원은 폐쇄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밀집해 공동생활을 하는 탓에 코로나19 확산 고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식당 주인 손모(52)씨는 "병원이나 대구시가 나름대로 하긴 했겠지만, 많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며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니 신경을 더 써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매출은 이 병원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한층 쪼그라들었다고 한다.

손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매출이 20만원 정도로 줄었는데 배성병원 확진 소식이 알려진 뒤에는 그 절반도 못 번다"고 하소연했다.

병원 관계자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매일 2차례 직원과 환자 발열 체크를 했는데 (첫 확진자에게 이상 징후가) 파악되지 않았다"며 "확진자가 나온 이후 매일 소독을 하는 등 방역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배성병원 사례와 같은 정신병원 내 집단감염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날 24개 정신병원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직장인 박모(29)씨는 "갇혀있는 곳이다 보니 병원 안에서 외부로 코로나19가 퍼질 것 같진 않지만, 입원 환자들이 고위험군이지 않으냐"며 "대구시가 전수조사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신씨도 "빨리 발견해서 치료하고 원상태로 돌아가야지 자꾸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소상공인들은 더 힘들다"며 선제 대응을 당부했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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