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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만 하고 주택 무허가 사육장 고양이 200마리 그대로 방치

송고시간2020-03-20 11:21

수영구 "방임이나 학대로는 판단하지 않는다" 시정명령만 내려

동물단체 "불법행위가 합법이 되는 과정을 지자체가 방관" 반발

지난 2월 적발된 주택 고양이 불법 사육장
지난 2월 적발된 주택 고양이 불법 사육장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지난 2월 부산 수영구 도심 주택에서 무허가 고양이 집단 사육장이 적발된 사건과 관련해 고양이 200여마리가 해당 사육장에서 두 달 넘게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동물 보호단체가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방임이나 학대로는 판단하지 않는다"며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 동물단체의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지난 2월 단속이 이뤄진 부산 수영구 2층 주택 내 무허가 사육장 고양이 199마리 중 10마리는 당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송됐다.

현재는 이 주택에는 고양이 189마리가 두 달 넘게 철창에 갇힌 채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해당 동물들이 지난 2월 발견 당시와 마찬가지로 켜켜이 쌓인 철창 안에서 밀집 사육되며 방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수영구는 사육자에게 제대로 된 사육공간을 확보하고 고양이들의 질병을 치료하라며 시정명령만 내린 상태다.

수영구는 "고양이 이송 시 폐사 위험이 있고, 향후 적정한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시정하도록 했다"면서 "미이행 시 1차 3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구의 이런 조처에 동물 보호단체는 강하게 반발한다.

지난 2월 적발된 주택 고양이 불법 사육장
지난 2월 적발된 주택 고양이 불법 사육장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물보호법에 따라 학대받는 고양이를 무허가 사육시설에 그대로 둘 게 아니라 구가 소유자로부터 격리 조치하고 보호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동물보호법에는 소유자로부터 학대를 받아 적절하게 치료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동물을 소유자로부터 격리할 수 있는데도 구가 소극적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최초 구조된 10마리가 감염병을 앓고 있어 나머지 고양이도 감염병에 걸렸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소견"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는 이에 대해 "고양이 방임이나 학대로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논란을 부추긴다.

구는 "동물들에 대한 방임(애니멀 호딩)이나 적극적인 학대 행위가 아닌 무허가 동물생산업 과정 중 사육공간 부족으로 인한 사육·관리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건"이라면서 "법상 소유자로부터 학대를 받아 적정하게 치료·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동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격리조치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동물보호법에는 학대 행위를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 의무를 위반해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어 명백한 확대가 맞다"면서 "수영구는 불법행위가 합법이 되는 과정을 그대로 기다려 주고 있고, 이는 도박장을 단속했는데 불법 도박 자금은 그대로 놔두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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