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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격전지를 가다] 충북 동남4군…노무현·박근혜 대리전?

송고시간2020-03-15 06:11

민주당 곽상언 변호사 "험지지만, 고향 발전 위해 당선되겠다"

통합당 박덕흠 의원 "축적된 노하우 자신…주민이 판단할 것"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의 '동남 4군'으로 불리는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친박 성향의 미래통합당 박덕흠(66) 의원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더불어민주당 곽상언(48) 변호사가 맞대결한다.

더불어민주당 곽상언(왼쪽) 변호사와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
더불어민주당 곽상언(왼쪽) 변호사와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1948년 제헌국회 이래 이 곳의 금배지는 대부분 보수진영의 몫이었다.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이용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상임고문이 무소속, 신민당, 민한당, 열린우리당, 자유선진당 타이틀로 9·10·12·17·18대 의원에 당선한 것 정도가 예외로 꼽힌다.

옥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외가이자 그의 모친 고(故)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친박 성향의 박 의원은 이 상임고문이 물러난 후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 때 40.7%의 득표율을 올리며 31%에 그친 이 상임고문의 아들 이재한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4년 뒤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선거구 개편으로 괴산이 편입된 상황에서 두 사람이 재대결했으나 표차는 더 벌어졌다.

박 의원은 56.7%의 표를 얻은 데 비해 이 후보는 43.3%에 그쳤다.

박 의원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이 후보가 지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피선거권을 잃게 되면서 지역 정가는 박 의원의 독주를 예상했다.

그런데 총선을 70여일 앞둔 지난달 초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 변호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동남 4군 선거 구도가 요동쳤다.

곽 변호사는 '노무현 사위'가 아니라 '정치인 곽상언'으로 봐 달라고 호소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일가라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다만 옥천 출생으로 지난 8년간 지역구를 누빈 박 의원과의 인지도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거리인사 중인 곽상언 변호사
거리인사 중인 곽상언 변호사

[곽상언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출생인 곽 변호사는 학창 시절도 모두 서울에서 보냈다.

굳이 연고를 찾자면 영동이 본적지이자 아버지, 할아버지 등 집안 어른들이 100여년 간 살았던 곳이라는 점과 영동·옥천·보은에 선산 곽씨 집성촌이 있다는 것 정도다.

곽 변호사 자신도 쉽지 않은 싸움을 예상한다.

그는 지난달 10일 충북도청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으로서는 동남 4군이 험지 중의 험지"라면서도 "이제는 국회의원이 돼 제 고향을 다른 지역처럼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런 곽 변호사가 이 상임고문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순을 바라보면 고령이지만, 이 상임고문의 영향력은 보은·옥천·영동 지역에서 아직 쟁쟁하다.

1973년 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는 11·14대를 제외하고 모두 14차례(보궐선거 포함) 국회의원에 도전한 진기록을 보유했다.

18대 국회의원직을 내놓은 2012년까지 40년 가깝게 막강한 선거조직을 일궈 정치권에서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절대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군수 3명과 지방의원 19명을 무더기 당선 시켜 '이용희 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정도이다.

이 상임고문 부자가 이끄는 조직이 곽 변호사 전면에서 '지원사격'한다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5년 뒤 피선거권을 회복하는 이재한 씨가 선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곽 변호사에게 자신의 텃밭을 내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방역 봉사 중인 박덕흠 의원
코로나19 방역 봉사 중인 박덕흠 의원

[박덕흠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선 등정에 나선 박 의원 입장에서는 이번 총선이 두 전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이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눈치다.

박 의원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사위가 나올 경우 어떻게 이기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 뒤 기자들과 만난 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사위분이 이 지역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어 필승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상대 후보는 훌륭한 변호사이면서 '장인 찬스'도 있지만, 나는 흙수저로 시작해 자수성가로 지금까지 왔고, 경험으로 축적한 노하우와 열정이 있다"며 "누가 더 지역을 위해 일을 잘할지 주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고향인 옥천에 선거사무소를 차린 박 의원은 요즘 출근길 거리 인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봉사를 하고 있다.

곽 변호사는 영동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하고, 전통시장 등을 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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