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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내과 전문의 여전히 태부족"…한해 양성인력 17명 안팎

송고시간2020-03-07 06:00

의료기관, 채용에 소극적…"감염관리료는 인건비 충당엔 부족"

"감염병 발생하면 최일선서 진료…인력부족에 일 많은 기피 진료과"

'오늘 하루도 힘냅시다'
'오늘 하루도 힘냅시다'

(대구=연합뉴스) 2020년 3월 5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진이 확진자 병동으로 들어가며 동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잔디 기자 =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신종 감염병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한 해 국내에서 배출되는 감염내과 전문의는 17명 안팎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가 의료기관에 감염관리 인력을 충원하도록 감염예방관리료를 신설하는 등 지원책을 폈지만, 감염내과 전문의 양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7일 보건복지부와 대한감염학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감염내과 전문의는 275명이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총 277명이지만 이 가운데 2명은 자격 취득을 다시 받은 사례라서 제외해야 한다.

국내 감염내과 전문의 수는 누적 인원으로 2015년 206명, 2016년 219명, 2017년 239명, 2018년 258명, 2019년 275명 등이다. 매해 평균 17.25명의 전문의가 추가 배출되는 셈이다.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전문의는 이보다 적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인력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내과 전문의는 신종 감염병이 있으면 최일선에서 진료를 담당하고, 국가기관 조언은 물론 요청에 따라 (필요한 곳에) 차출된다"며 "현재 국내서 활동하는 전문의는 25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로 입문하려는 펠로우는 매년 15명 전후고, 배출되는 전문의는 그보다 적다"며 "메르스 때도 감염학회 차원에서 전문의 양성 지원 등을 요청했지만 크게 변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손을 놓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예방관리료를 신설하는 등 여러 정책을 폈다. 이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실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이런 정책 역시 '일부' 지원하는 데 그쳐 의료기관이 추가 인건비를 감당하면서까지 감염내과 전문의를 충원할 동력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종합병원 및 150병상 이상 병원은 감염관리 인력을 규모에 맞게 둬야 하지만, 감염관리 의사를 꼭 감염내과 전문의로 구성할 필요는 없다. 감염관리 인력은 전문의 자격 등 제한이 없고, 연간 16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된다.

수도권에 있는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에서는 감염관리 의사로 감염내과 전문의를 채용하기보다는 퇴직을 앞둔 교수나 환자가 많지 않은 진료과 의사들을 돌아가며 앉혀놓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광주에 도착한 대구지역 환자
광주에 도착한 대구지역 환자

5월 4일 감염병 전담병원인 광주 남구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흰색 방진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확진 환자를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다른 진료과 의사도 충분히 감염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전담'이 아닌 만큼 집중도와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김태형 대한감염학회 신종감염병대책위원(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물론 다른 진료과 의사도 감염관리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지만 (본래 진료업무와 함께) 겸직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감염내과 전문의가 맡았을 때보다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병원 안에서 감염관리 분야의 컨트롤타워를 맡을 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관리료는 말 그대로 지원 비용일 뿐 전문의 인건비가 나오는 건 아니어서 의료기관에서 감염내과 전문의를 뽑을만한 동력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젊은 의사들 입장에서는 감염내과는 부족한 인력에 해야 하는 일은 많은 기피 진료과"라며 "지원자가 없다 보니 계속 인력은 부족하고 업무는 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감염내과 전문의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것도 이런 탓이다. 수련 등을 책임지는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의료기관에서는 채용할 여력이 없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감염내과 전문의 자체가 엄청나게 적은 편"이라며 "우리 병원은 병상 수가 많은 편이어서 교수진이 8명 정도 되지만 600∼900병상 되는 종합병원은 1∼2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병원 내 감염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 병원에 (감염내과 교수진만) 30∼40명 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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