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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탈레반 역사적 합의…미군, 14개월내 아프간서 완전 철수(종합)

송고시간2020-02-29 23:11

2001년 9·11 테러에서 비롯된 18년 전쟁 종식 '희망'

미군, 135일 이내 8천600명 수준으로 감축

29일 '도하합의'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잘마이 칼릴자드 미 아프간 특사(좌)와 탈레반 공동창설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18년여에 걸친 무력 충돌을 종식하는 역사적 평화합의가 29일(현지시간) 타결됐다.

양측 대표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

양측이 서명한 이른바 '도하합의'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탈레반의 합의 준수 여부는 미국이 평가하기로 했다.

미군은 합의 이행 1단계로 이날부터 135일 이내에 아프간 주둔 병력을 8천600명까지 줄일 예정이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은 1만2천여명이다.

또 신뢰를 확인하는 절차로 다음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과 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에서 배제된 아프간 정부는 이 수감자 교환을 계기로 삼아 다음달 10일까지 아프간을 안정시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나토도 이날 합의를 지지하고 파병 규모를 줄이겠다면서도 실제 상황이 악화한다면 병력을 다시 증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탈레반과 맺은 도하합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내 효력과 이행을 보증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유엔은 이날 낸 성명에서 환영을 표하면서 아프간이 주도하는 여성, 소수민족, 젊은층을 아우르는 평화적 절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2001년 9·11 테러 뒤 알카에다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아프간 침공한 이후 이어진 미국 진영과 탈레반의 군사적 충돌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가장 길었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미국은 이 전쟁에 약 7천600억 달러(약 920조원)를 투입했지만 최근 수년간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세력은 오히려 더 확대했다.

미국은 2018년 하반기부터 탈레반과 접촉해 평화합의를 모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을 '끝없는 전쟁'이라고 비판하면서 공약한 철군을 실행하기로 하면서다.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해 9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평화합의를 서명하기 직전까지 진전했지만 탈레반이 연쇄적인 공격을 가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격 서명을 취소했다.

서명식에 앞서 이날 도하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탈레반 측에서는 물라 오마르(2013년 사망)와 조직을 공동 창설한 인물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등 고위 지도부가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서명식 뒤 "탈레반 통치 시절 아프간에서 꾸며진 9·11 테러를 떠올리면 아직도 분노한다"라며 "미군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뤄낸 승리를 허비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탈레반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29일 '도하합의'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잘마이 칼릴자드 미 아프간 특사(좌)와 탈레반 공동창설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29일 '도하합의'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잘마이 칼릴자드 미 아프간 특사(좌)와 탈레반 공동창설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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