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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검체채취,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으로도 안전?

송고시간2020-03-02 11:22

코로나19 방역당국, 검체채취 의료진에 가운 사용 권고 논란

질본 "그냥 가운 아닌 비말오염 막는 방수성 가운…WHO 기준"

확진자 진료자보다 위험 낮지만 의료진 감염시 '방역전쟁' 손실 커

코로나19 대응인력이 입는 의료용 가운
코로나19 대응인력이 입는 의료용 가운

[질병관리본부 설명자료 캡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방역 당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 등의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 개인 보호구를 전신 보호복에서 '가운'으로 바꾸도록 권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말 "전신 보호복(레벨D) 소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검체 채취 등의 경우 전신 보호복 대신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고 일선 의료기관에 통보했다.

이에 관련 업무 종사자들과 여론은 들끓었다. 대체로 '최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을 사지(死地)로 내몰면 안 된다'는 목소리였다. 특히나 질본이 전신 보호복의 대체재로 사용을 권고한 '가운'에 대해 의사들이 일상적인 진료때 입는 흰색 가운을 연상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우려는 더 커졌다.

확인결과, 이른바 '흰색 가운'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질본은 지난달 27일 보도설명자료에서 "전신보호복 대신 착용하는 가운은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른 개인보호구로, 일반 가운이 아니라 바이러스 비말이 전신과 의복에 오염되어 간접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의 '일회용 방수성 긴팔 가운'"이라고 소개했다.

질본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기준과 감염 전문가들의 의견을 감안해 위험도 수준에 맞춰 마련한 정부 기준에 따른 권고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응상황별 개인보호구 권장범위
코로나19 대응상황별 개인보호구 권장범위

[질병관리본부 자료 캡처=연합뉴스]

실제로 지난달 20일 발간된 질본의 코로나19 대응지침 제6판에 따르면 검역(역학조사) 담당자와 환자 이송 업무에 종사하는 검역관·보건소 직원·응급 구조사, 구급차 소독 요원은 전신 보호복 착용 대상으로, 호흡기 검체 채취 담당자와 검체 취급자, 의심환자의 병상출입·진료·간호 담당자 등은 '전신 보호복 또는 긴팔 가운'을 입는 대상으로 분류됐다.

그렇다면 검체 채취 담당자들의 경우 가운으로도 감염 방지를 장담할 수 있을까?

신천지 신도들의 경우처럼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검체 채취자 중 확진자가 나올 확률이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을 제외하면 검체 채취자들이 감염자들을 진료하는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는데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상태다.

대구시의사회 임원으로서 코로나19 대책반을 지원하는 동산의료원 김대현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검사하는 중에 비말 등이 튀어서 묻지 않도록 의료인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레벨D 방호복이 부족한 상황에서 질본이 권장한 비닐가운도 목과 발 부위를 제외하면 감염을 차단할 수는 있어서 주의해서 쓰면 사용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체 채취 담당자가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그 사람이 일하는 의료기관 전체의 업무가 일시 마비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드라이브 스루'식 검체 채취 모의훈련
'드라이브 스루'식 검체 채취 모의훈련

[연합뉴스 자료사진] 2월28일 오후 광주 북구보건소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의 선별진료소에서 광주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본격적인 진료소 운영에 앞서 검체 채취 등 과정을 모의 훈련하고 있다. 2020.2.28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통 의료기관에서 채취하는 코로나19 검체 중 양성으로 나올 확률이 1~3% 정도라고 보면 검채 채취 중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감염이 되면 의료기관 전체를 셧다운(폐쇄)시킬 수 있는 만큼 전신 보호복을 입고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결국 코로나19 검체 채취자의 경우 감염 확률이 감염자 대상 진료자들보다는 낮지만 만약 감염될 경우 '방역전쟁'에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검체 채취자에게도 전신 보호복을 입히는 것이 최선인 상황에서 정부가 가운 착용을 권고한 것은 결국 일반에 마스크가 부족한 것처럼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에게도 보호구 수급이 간단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대현 교수는 "전신 보호복을 4∼8시간 쓰고 하나씩 폐기하는 실정인데, 코로나19 환자 진단 및 진료를 하는 병원 한 곳에서 일하는 의료진 수십명이 하루 수백벌을 사용해야 한다"며 "결국 한정된 자원을 우선 순위에 따라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이 착용하는 레벨 D의 전신 보호복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이 착용하는 레벨 D의 전신 보호복

[동산의료원 김대현 교수 제공=연합뉴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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