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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힘든 사람 돕는건 큰 보람" 택시 모는 봉사왕 하동 정영춘씨

송고시간2020-03-01 09:05

1993년부터 27년째 봉사와 기부 계속, 사고 차량서 인명 구한 게 계기

일 년간 돈 모아 어르신 80명 양산 여행, 어려운 학생 위해 장학금도 내

하동 기부 천사 정영춘 씨
하동 기부 천사 정영춘 씨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기부 천사로 알려진 하동지역 개인택시 운전사 정영춘 씨가 지난달 25일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0.3.1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봉사는 '보약 1만첩'을 먹는 것만큼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아주 좋고 보람을 느낍니다."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개인택시 영업을 하는 정영춘(64) 씨는 1993년부터 어르신 관광, 장애인 나들이, 요양원 환자 목욕 등 다양한 봉사와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 씨는 1일 진교면 한 주차장 내 택시 안에서 만난 연합뉴스 기자에게 자신의 자원봉사 시간이 기록된 자원봉사 마일리지 통장을 건네며 과거 봉사활동을 소개했다.

그가 건넨 통장은 최근 갱신한 흔적과 함께 그동안 11개의 통장을 사용했다는 정보 등이 담겨 있었다.

지난해 12월 13일 기준 정 씨의 봉사활동 시간은 7천521시간30분이라고 기록됐다.

그는 "1993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지만, 경남도와 관리하는 봉사통장에는 2006년 활동부터 기록돼 있다"며 "모든 시간을 합치면 1만 시간이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의 봉사는 과거 고속도로에서 목격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남해고속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충돌사고 후 갓길에 있는 것을 보고 119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운전자 등 2명을 대피시켰다.

정 씨는 오래전부터 당뇨, 담석증 등을 앓아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당뇨를 앓는 데다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치료받고 있다.

그는 "담석증 수술을 받고 요양할 때 같은 병원에서 다리가 절단돼 휠체어를 탄 환자를 보면서 더욱 남을 도와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몸이 아프니깐 아픈 사람 마음이 이해돼 힘든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정 씨의 휴일엔 그의 택시가 아픈 이들의 다리가 된다.

그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한 달에 5∼6번 있는 휴무일을 지역 장애인과 함께했다.

그는 하동에 있는 중증장애 3남매를 자신의 택시에 태우고 인근 지역을 여행하거나 진주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장보기 등 봉사를 했다.

그는 2009년 관광버스 2대를 빌려 군내 어르신 80명을 모시고 양산에 있는 사찰 등을 관광한 사실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다.

당시 너무나 기뻐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비용은 정 씨가 2008년 한 해 동안 모은 돈으로 마련했다.

정씨는 지역 요양 시설을 찾아 고령 노인·장애인들과 식사, 말동무, 목욕 등 다양한 봉사도 해오고 있다.

그는 봉사활동뿐 아니라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하동군장학회 등에 기부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학업을 일찍 중단한 것이 한이 돼 지역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내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택시 영업으로 번 돈 중 생활비 등을 제외하고 남는 돈 일부를 개인 봉투에 채운다.

기부 천사
기부 천사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기부 천사로 알려진 하동지역 개인택시 운전사 정영춘 씨가 지난달 25일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인터뷰 중 자신의 모금함을 공개하고 있다. 2020.3.1

이날 택시에서 정씨가 보여준 봉투에는 '2월 사랑의 모금함 모금자 정영춘'이라고 적혔다.

봉투에는 정 씨가 이번 달 내내 만진 손때가 묻어 있었다.

정 씨는 "돈에 욕심이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죠. 그러나 누군가에게 더 값진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그를 '기부 천사, 봉사왕'이라고 부른다.

그는 2018년 자원봉사 이그나이트 브이 코리아 경남대회에서 '사랑의 진교맨'이라는 주제로 봉사활동 사례를 발표해 장려상을 받았고, 이를 근거로 같은 해 국무총리 훈장을 받았다.

그가 받은 훈장은 운전석 주변에 부착돼 빛이 났다.

정 씨는 "자신의 순수한 봉사와 기부 행위에 대해 일부 주변인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게 제일 큰 고충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집사람이) 나이가 많아지니 조금씩 하라고 권유하는데 쉽게 멈춰지지 않을 것 같다"며 "일을 하는 동안 지역민과 주변인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정 씨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은 정말로 큰 보람"이라며 봉사를 권했다.

기부 천사 봉사 왕 정영춘 씨
기부 천사 봉사 왕 정영춘 씨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기부 천사로 알려진 하동지역 개인택시 운전사 정영춘 씨가 지난달 25일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봉사활동 통장을 보이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0.3.1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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