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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막막한 여행업계…특별자금 융자에 장사진

송고시간2020-02-22 11:00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국내 관광업체 대표 K씨는 요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관광버스 100여 대를 운용하는 K씨는 소유한 차량 대부분을 대출받아 구입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이자 낼 길이 막막해졌다.

가까스로 이자 납부 유예를 받아냈고 2월에는 몇 건의 계약 취소에도 스키 시즌 막바지여서 그나마 버틸 만 했지만, 다음 달에는 예정된 관광상품 계약이 하나도 남김없이 파기됐다.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K씨는 게다가 서울시가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여행업계를 위해 마련한 무보증 신용자금 융자에도 정보를 얻지 못해 사전신청을 못 했다가 뒤늦게 설명회를 듣고 융자 신청에 합류했다.

이쯤 되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못지않게 몸과 마음은 피폐해졌다.

이런 상황은 K씨만 겪는 게 아니다. 울릉도 상품을 주로 다뤄온 한 여행사 대표 S씨는 "공교롭게 3·1절 맞아 독도를 방문하는 여객선도 없어져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현지 직원들을 무급휴가로 돌리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여행업계의 고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의 경우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만 어려움을 겪었다가 3개월만에 복구됐지만, 이번은 아웃바운드(국내인의 외국여행)와 인바운드, 국내 여행까지 한꺼번에 충격이 왔다.

한 여행사 대표는 "아웃바운드 여행사 중 무급휴직에 돌입한 회사가 한두 곳이 아니다"라면서 여행사 한 곳이 문을 닫으면 관련 업종들도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특별융자 설명회에 몰린 여행사들 [사진/성연재 기자]

서울시 특별융자 설명회에 몰린 여행사들 [사진/성연재 기자]

여행사들이 문을 닫으면 숙박시설은 물론 레스토랑, 관광지, 관광버스 등도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 여행사 임원은 "희망자만 무급휴직을 받고 있지만, 희망하지 않는 사람도 월급을 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씨가 뒤늦게 알고 참석한 서울시 융자 설명회에는 여행업계 대표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설명회는 자금 압박을 받는 여행사들이 복잡한 대출 절차 없이 한자리에서 신청과 상담, 서류 작성까지 끝마칠 수 있도록 서울시관광협회가 서울시에 긴급 요청해 이뤄졌다. 총 규모는 5천억원이다.

그러나 융자를 받기 위한 조건이 만만치 않다. 1억원 이하 융자의 경우 자산과 대출 규모, 매출액 등을 고려해 융자가 이뤄지지만, 1억원이 넘는 경우 복잡하고 정밀한 기준을 적용한 기업심사평가시스템을 거쳐야만 한다.

당초 460개 업체가 사전지원했지만, 이 업체들 외에도 120여 업체가 현장에서 기다려 설명회에 입장했다.

서울시관광협회에 따르면 신청한 업체 중 60%가량만 제대로 된 서류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박정록 협회 부회장은 "보통 대출 관행으로는 빨라도 4월은 돼야 대출을 받을 수 있어 하루가 급한 여행업체에 긴급 수혈이 필요했다"면서 "최소 3주 정도 시간을 단축한 이번 조치가 업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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