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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논란 한복판에 선 미 법무부…위기 몰린 '충복' 장관

송고시간2020-02-15 07:51

'트럼프 트윗 간섭' 저격 이어 트럼프 눈엣가시인 정적 사건 종결하며 진화 진땀

트럼프 측근 사건 재조사 지시 알려지며 논란 심화…트럼프는 트윗으로 또 '기름'

NYT "백악관이 법무부 수사에 영향 피하는 닉슨 이래의 전통, 트럼프 계속 무시"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

[A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 윌리엄 바를 장관으로 둔 미국 법무부가 공정성 시비의 한복판에 섰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법무부의 공정성 논란은 계속돼 왔지만 이번에는 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 급기야 바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드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이어 공정성 회복을 노린 듯한 조치까지 단행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 법무부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로 여겨온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대행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은 FBI 재직 시절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트럼프의 사법방해 의혹 수사를 승인,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단골로 표적 삼아온 인물이다.

법무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공정성 논란을 감안,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을 수사망에서 풀어주며 진화에 나선 셈이다.

바 장관이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는 전날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바 장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법무부의 수사에 대해 트윗을 그만둘 때가 됐다"면서 트윗 때문에 일을 못 할 지경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개시를 지시할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정치적 적수라 수사하라는 거라면 검찰은 수행해서도 안되고 수행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 중 충복으로 꼽혀온 바 장관이 이렇게 항명으로 비칠 법한 발언까지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로저 스톤의 재판에서 검찰이 7∼9년을 구형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반발하고 법무부가 구형량 완화를 시도했다가 담당 검사 4명이 사건에서 손을 떼버린 일련의 과정 때문으로 보인다.

담당 검사들의 반격 속에 법무부의 공정성 논란에 불이 붙은 가운데 바 장관이 매케이브 사건 종결 카드로 공정성 논란 차단을 시도한 셈이다.

그러나 FBI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수사를 제대로 한 건지 재조사하라고 바 장관이 지시했다는 보도가 이날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나오면서 법무부의 공정성 논란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 첫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플린 전 보좌관은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 협상을 해왔는데 최근에는 변호인단을 바꾸고 FBI의 위법행위로 죄 없이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감한 고위직 인사의 사건에서 법무부의 정치적 리더십이 통제를 가하려 한다는 우려가 검사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 법무장관
트럼프 대통령과 바 법무장관

[EPA=연합뉴스]

바 장관의 '트윗 중단' 촉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대통령이 형사사건에 있어 무언가를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바 장관의 전날 ABC방송 인터뷰 발언을 올리고는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할 법적 권한이 있다"고 했다.

법무부의 수사에 대통령이 관여할 권한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함으로써 바 장관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든 것이다.

NYT는 "과거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은 법무부의 수사에 백악관이 정치적 영향력을 끼치지 않도록 하는 전통을 오랫동안 존중해왔다"면서 "특히 대통령의 친구나 행정부 당국자와 관련된 형사사건은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이런 관행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FBI에 압력을 가하려 했던 이후로 생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FBI 당국자들이나 법무부 고위 관료와 트윗으로 혹은 직접 소통하며 이런 전통을 계속해서 무시해왔다"고 비판했다.

바 장관은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당시를 비롯해 노골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어온 '호위무사'지만 자칫하면 이번 일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WP는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 수사 종결 발표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질을 받지 못해 화가 났고 무언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당국자는 바 장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개인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바 장관의 ABC 인터뷰 역시 법무부가 백악관에 이런 인터뷰를 한다고 미리 알리기는 했지만 상세한 언급은 알려주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 장관의 인터뷰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충복 간 긴장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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