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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인도적 지원' 카드로 북에 '손짓'

송고시간2020-02-14 11:41

북미 교착 장기화 속 제재면제 적극협조 입장 밝히며 유화적 제스처

'신종코로나 대응 총력' 북에 메시지 발신하며 상황관리…북 반응 주목

북한, 코로나19 격리기간 30일로 연장 결정
북한, 코로나19 격리기간 30일로 연장 결정

(서울=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긴급채택한 결정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기간이 30일로 연장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20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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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phot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이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매개로 북한에 다시 한번 손짓을 보냈다.

미국 및 국제 구호기관·보건기구들의 대북 지원에 대한 강력한 지지 및 독려 입장을 밝히면서 제재 면제 등 신속한 승인을 통해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적극적 협조' 방침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북미 교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 대처를 명분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내며 유화적 제스처를 한 셈이다.

'새로운 전략무기'와 '충격적 실제 행동'을 예고, 대미 강경노선을 보이며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는 북한을 향해 '올리브 가지'를 내밂으로써 대화를 하자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의 이날 성명은 국제적십자연맹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 발병 및 전파를 막기 위한 긴급 제재해제를 요청한 데 대한 화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행동 없이는 제재 완화는 없다는 원칙을 견지해왔지만, 인도적 차원의 문제인 신종 코로나 대처를 위해서는 제재가 그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발병에 대한 북한 주민의 취약성에 대한 깊은 우려의 뜻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국제적십자연맹은 개인 보호장비, 진단키트 등 인도적 물품 지원을 위해 북한 내 적십자 사무소로의 계좌 이체 허용이 필수적이라며 유엔제재 면제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이날 입장 표명과 관련,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대북 제재 면제를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북한의 신종 코로나 확진 사례가 아직 없는 데다 북한 당국이 자국 내 발병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 주민의 발병 취약성을 이유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으로 보인다.

그만큼 코로나 대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향한 전향적인 메시지 발신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가 최근 방한, 한미 워킹그룹 회의, 북핵 차석대표 협의 등을 가진 바 있어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인도적 지원 문제가 논의됐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코로나19 '인도적 지원' 카드로 북에 '손짓' (CG)
미국, 코로나19 '인도적 지원' 카드로 북에 '손짓' (CG)

[연합뉴스TV 제공]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낸 것은 북미간 교착·긴장 국면 속에서도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의 추가 도발 등 궤도이탈을 방지함으로써 상황관리를 하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날 입장 표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재선에 올인하면서 리스크가 적지 않은 북한 문제 해결에 집착하기보다는 적어도 대선 전까지는 현상 유지에 주력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측들이 최근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는 식의 외신보도 등이 나오는 상황에서 인도적 문제를 명분 삼아 여전히 북한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우회적 메시지를 발신, 북한을 안심시키려는 포석도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밤 국정연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최고위 외교 정책 참모들에게 말했다는 미 CNN방송의 보도도 지난 10일 나온 바 있다.

여기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의 승진으로 대북 키맨으로 부상했던 웡 부대표가 11일 대사급인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로 깜짝 지명되면서 일각에서 한반도 라인 와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북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북한이 미국의 이목을 다시 끌기 위해 고강도 도발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 카드가 현 국면을 타개할 돌파구가 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당장 북한 입장에서 선뜻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였던 2018년 12월 방한해 대북 인도지원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전격 밝힌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 때 한국의 대북 식량 지원 문제와 관련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후에도 인도적 지원은 미국이 실무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초기 상응조치로 꾸준히 검토해온 카드였지만 협상 재개의 요건으로 제재 완화와 체제보장 등 선(先)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해온 북한의 호응을 이끌지는 못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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