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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말고 어디 있으라고요…" 국내 중국인 유학생들 발 동동

송고시간2020-02-09 07:15

기숙사 이용 금지·자가격리 지침에 "고시원·찜질방 가야 하나"

중국인 투숙객 안 받는 호텔도…대학들, 분리수용 공간 등 궁리

서울의 한 대학에 설치된 출입금지 안내문(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서울의 한 대학에 설치된 출입금지 안내문(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국내 대학들이 중국 체류 학생들에게 속속 자가격리 지침을 내리면서 입국 후 기숙사를 이용할 수 없게 된 중국인 유학생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호텔들이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인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퍼지면서 아직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9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최근 중화권 출신 경희대 신입생들이 모인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는 "주변에서는 호텔에서 숙박을 거부당하면 고시원에 가라고 추천하더라", "고시원에도 자리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다", "학교 근처에 찜질방이 있는지 모르겠다" 등 대화가 오갔다.

경희대 기숙사는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중국·홍콩·마카오를 방문한 학생의 기숙사 이용을 2주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기숙사 대신 어디에 머물 수 있는지는 아직 안내하지 않은 상황이다.

'마스크 착용 후 수업 입실'
'마스크 착용 후 수업 입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대화방 참여 학생은 "학교가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우리도 잘 모르겠다"며 "학교에서도 지금 계획을 제대로 못 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희대 신입생 리모(19)씨는 "개학 시즌이라 방을 구하기는 이미 늦었을 것 같고, 호텔이 우리를 안 받아줄까 봐 걱정"이라며 "친척이 없어 혼자 지내야 하는데 부모님도 걱정하실 것 같다"고 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숙사 1개 동을 중화권 체류 학생들을 위한 분리 수용 공간으로 만들려고 준비 중"이라며 "담당 부서에서 위챗 등을 통해 유학생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고, 오는 10일쯤에는 확정해서 학생들에게 공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에 입학하는 중국인 학생들도 숙소에 대한 고민을 서로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는 앞서 지난달 29일 학생들에게 "중국에 체류한 학생의 기숙사 이용을 최소 2주간 금지한다. 단 부득이한 경우는 학교의 안내에 따라 지정장소에서 해당 기간 기거해야 한다"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지정장소'가 어디인지, 학교 측이 기숙사를 대체할 장소를 제공하는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달 초 학교에 임시 거처를 문의한 일부 학생들은 '알아서 숙소를 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 재학생 쑨모(22)씨는 "기숙사 관리자에게 아무리 질문을 해도 답이 없다"며 "나는 자취를 하지만 기숙사생 중 대부분인 신입생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입생은 자취생 친구 등 연고가 없어 대부분 호텔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데, 호텔들이 중국인 투숙객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시내 일부 호텔은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가 시내 대학가 호텔 5곳에 '중국인 유학생 대신 숙박을 예약하려고 한다'고 문의하니 2곳은 "어렵다"며 바로 전화를 끊었다. 1곳은 신종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국인인 한 고려대 신입생은 "단체 대화방에서 만난 다른 신입생 3명과 함께 민박을 잡기로 했다"며 "2주간 72만원 정도를 내고 투룸 빌라에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기숙사를 이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체 장소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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