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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동일체' 놓고 법무부-검찰 신경전…"폐지됐다"vs"아니다"

송고시간2020-02-04 16:10

추미애 "15년 전 사라졌다"…검찰 "상명하복과 혼동" 반박

추 장관, 검찰 지휘·감독 실질화 방안 검토…긴장관계 이어질 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법전에서 명시적 조항이 사라진 '검사동일체 원칙'을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찰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검사동일체'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전국 검사가 통일된 조직체, 즉 '한 몸'처럼 움직이는 원칙을 뜻한다.

추 장관은 검찰 내 상명하복 문화를 낳은 검사동일체 원칙이 폐지됐다고 강조하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주문한 반면 검찰은 일관된 검찰권 행사를 위해 검사동일체 원칙이 사실상 유지되고 있으며 조직문화의 문제와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4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그것을 박차고 나가서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 같은 존재가 돼 국민을 위한 검찰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임검사 임관식 참석한 추미애 장관
신임검사 임관식 참석한 추미애 장관

(서울=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신임 검사의 선서를 듣고 있다. 2020.2.3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찰청법 제7조에 명시돼 있었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4년 1월 해당 부분이 삭제됐다.

각종 정치적 사건에서 검찰 간부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일선 검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검찰청법 제7조 표제를 '검사 동일체의 원칙'에서 '검찰사무에 관한 지휘·감독'으로 변경했다. '검사는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등을 명시한 부분을 없애고 '검사는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따른다'로 대체했다. 검사의 이의제기권도 이때 신설됐다.

추 장관이 언급한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진 검사동일체 원칙' 발언은 이 같은 검찰청법 개정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31일 열린 검찰 중간 간부 전출식에서 "어느 임지에 가나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는 조직"이라고 발언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이 검사동일체 원칙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하고, 본래의 취지를 오해하고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사가 바뀌어도 수사 등 절차가 동일한 효력으로 계속 진행된다'는 처분의 통일성·일관성을 뜻하는 측면이 있음에도 상명하복 부분만을 부각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검사는 직무 대체성이 있으므로 판사 교체와 달리 검사가 교체되더라도 소송법상 효과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검사동일체 원칙이 법전에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원칙임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윤 총장의 검사동일체 발언 역시 상명하복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사가 인사이동으로 교체되더라도 책상을 바꾸는 것에 불과하고 '검사는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동일체란 전국적으로 통일되고 균형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정되는 것"이라며 "검찰의 상명하복 원칙과 혼동하고 있기 때문에 자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동일체 원칙을 두고 검찰과 법무부가 뚜렷한 이견을 드러낸 셈이다.

이는 청와대의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 주요 피의자를 검찰이 기소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중앙지검장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추 장관이 단행한 인사로 최근 취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현 정권 인사의 기소 여부를 놓고 윤 총장의 기소 지시에도 불구하고 이의 제기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 지검장의 이의 제기권 행사가 정당했는지를 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시각은 상반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 지검장의 반대에도 차장검사 전결로 기소하도록 지시했고, 결국 사건 관련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추 장관은 이를 '날치기 기소'라며 비판하면서 감찰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정치적 파장이 큰 일선 검찰청의 주요 사건 처리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은 법무부와 검찰의 명분 다툼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검찰동일체 원칙을 둘러싼 논쟁도 파생됐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추 장관은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실질화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추 장관은 전날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감찰권을 행사한다든지, 보고사무규칙을 통해 사무보고를 받고 일반 지시를 내린다든지, 인사를 한다든지 이런 지휘 방법과 수단이 있다"며 "(검찰이) 아직 그걸 실감 있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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