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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중동평화안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더 꼬이나

송고시간2020-01-28 19:25

유대인 정착촌 합병 추진하면 파장…팔레스타인은 일찌감치 반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경책, 총선 이후에도 유지될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을 중동평화구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미국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중도정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를 각각 만났고 현지시간으로 28일 정오 중동평화구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결 방안이 담길 중동평화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대인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취임한 뒤 3년 만에 내놓을 중동평화안이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불투명하다.

오히려 중동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은 친(親)이스라엘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27일 중동평화구상에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이 합병하는 방안이 담길 것이라고 네타냐후 총리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의 경계를 재조정하고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제한된 자치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보도를 볼 때 중동평화구상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에도 당근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연합뉴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일찌감치 중동평화구상에 반발하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무함마드 쉬타예흐 총리는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에 대해 "우리는 거부하고 국제사회가 그것에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며 "국제법의 기본, 양도할 수 없는 팔레스타인의 권리와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지난 26일 중동평화구상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새로운 투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곳에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을 불법으로 여긴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합병 추진은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으로 거론돼온 이른바 '2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방안)의 큰 장애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르단강 서안을 포함한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할 경우 팔레스타인과 미국, 이스라엘의 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다.

더욱이 팔레스타인은 2017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한 뒤 미국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청백당 대표 [AP=연합뉴스]

베니 간츠 이스라엘 청백당 대표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이 이스라엘 대외정책에 얼마나 큰 변수로 작용하느냐도 관심사다.

이스라엘의 중도파 지도자 간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을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반기며 오는 3월 이스라엘 총선 이후 중동평화구상 이행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간츠 대표가 팔레스타인 분쟁 등 대외정책에서 유연한 정책을 펼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간츠 대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강경한 태도를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21일 간츠 대표는 총선 이후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계곡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었다.

이런 점에서 오는 3월 2일 총선 이후 우파 정치인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중 누가 승리하더라도 이스라엘의 강경한 팔레스타인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2018년 5월 미국이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을 때도 유엔과 아랍권은 비판 성명 외에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아랍권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을 놓고 단결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걸프지역 국가들이 중동평화구상을 모호하게 지지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지역 수니파 국가들과 관계개선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걸프지역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이스라엘과 껄끄러운 관계였지만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맞선다는 공감대가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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