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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환경위선국'…"수력발전 유전이 탄소감축" 홍보

송고시간2020-01-20 17:30

기후변화 대응 부르짖으면서 석유 계속 증산·수출

"직원들 금연 약속하면서 담배 판촉에 열 올리는 담배회사"

노르웨이 요한 스베드럽 해상유전
노르웨이 요한 스베드럽 해상유전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친환경 선진국을 자처하는 노르웨이가 자국 내 유전이 탄소배출 감축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해 비난을 사고 있다.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국영 석유사 에퀴노르(Equinor)가 새로 개발된 북해의 '요한 스베드럽' 유전이 수력 발전으로만 운영된다며 "고객과 노르웨이, 그리고 배출가스 모두에 희소식"이라고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인 유전에서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디젤 발전기가 사용되지만, 이곳 유전에서는 재생가능 에너지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뽐낸 것이다.

비평가들은 이를 두고 북유럽 국가들의 전형적인 '기후 위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르웨이는 하루 평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주요 원유 생산국이자, 유럽 내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노르웨이 내에서도 3번째로 큰 규모의 요한 스베드럽 유전의 원유 매장량은 27억 배럴에 달하며, 향후 50여년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노르웨이 재정에도 1천억 달러(약 115조원)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노르웨이는 파리기후협약을 가장 먼저 비준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기후 중립국'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라스 헨릭 파루프 미켈슨 노르웨이 기후재단 싱크탱크 대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노르웨이는 기후와 석유·가스 사이에서 정신 분열적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야심차게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는 동시에 앞으로 수십년에 걸친 석유와 가스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기후협약 회의에서 발언하는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파리기후협약 회의에서 발언하는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EPA=연합뉴스]

미켈슨 대표는 원유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전체의 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도 위선적 태도의 단면으로 지적했다.

기후 보호 단체 '팔로 디스(Follow This)'의 설립자인 마르크 반 발은 "석유 제품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자체 탄소 배출량 목표치를 정한 석유 기업은 직원들의 금연을 약속하면서 계속해서 담배를 파는 담배 기업과 같다"고 꼬집었다.

노르웨이는 또 수력발전 등 풍부한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하기 때문에 자국 내 수요를 청정에너지로 충당하고, 대부분의 석유 및 천연가스는 해외로 판매한다.

반면 노르웨이 정부는 노르웨이산 석유가 세계 각지에서 발생시키는 배기가스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2017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천300만t으로, 1인당 약 10t에 달한다. 이는 다른 유럽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노르웨이의 원유 수출에 의해 발생하는 배출량의 규모는 다르다.

유엔의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노르웨이가 해외에서 판매한 석유와 가스로 인한 배출량은 같은 해 4억7천만t에 달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가능한 한 빨리 줄여야 하며, 이는 노르웨이 경제와 석유 분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유전 탐사에 세금 혜택을 지원하는 등 여전히 자국 내 유전 탐사 사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에 역대 최다인 83건에 달하는 원유 생산 허가를 내준 데다가 57개의 새로운 석유 탐사정을 뚫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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