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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빚는 양조장은 왜 지역 중심에 들어섰을까

국립민속박물관 '양조장' 조사보고서 발간…"해답은 일제강점기 주세령에"
충북 진천 덕산양조장
충북 진천 덕산양조장[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평막걸리' 생산지이자 등록문화재 제594호인 경기도 양평 지평양조장은 지평면에 있다. 건너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고, 주변에는 상점들이 늘어섰다. 시골 지역 중심지에 터를 잡은 것이다.

충남 당진 신평양조장, 충북 진천 덕산양조장, 광주 금천주조장, 전남 나주 남평주조장, 경남 양산 천성산양조장, 강원도 정선 여량양조장도 외딴곳이 아니라 시가지나 읍·면·동 소재지에 있다.

양조장 입지 선택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접근성이 좋은 곳을 택했다고 봐야 할까.

국립민속박물관은 최근 펴낸 조사 보고서 '우리 술 문화의 발효 공간, 양조장'과 '양조장의 시간·공간·사람'에서 오래된 양조장이 대부분 지역 중심지에 자리 잡은 이유를 일제강점기 주세령에서 찾았다.

일제는 1916년 주세령 시행규칙을 통해 "부·군·도청 소재의 부·면 또는 조선총독이 지정한 시가지 이외의 장소에 주류 제조장을 설치하고자 하는 때에는 면허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보고서는 "일제가 양조장을 시가지에 둔 이유는 주세를 효율적으로 걷고 단속에 용이했기 때문"이라며 "1934년에 개정된 시행규칙은 '세무서 소재'라는 말을 넣고 '시가지'라는 말을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 양조장은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공간 중 하나였다"며 "입지만 봐도 양조장이 지역사회 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형성된 역사적 산물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청양 대치양조장 술 익는 모습
충남 청양 대치양조장 술 익는 모습[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민속박물관 조사팀이 '근현대 생활문화조사 중장기 계획' 첫 사업으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전국 양조장 54곳을 조사해 작성한 보고서는 근현대 술 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집이다.

양조장 탄생과 흥망성쇠, 술 제조 과정과 도구,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은밀한 양조장 공간과 구조, 양조장 사람들이 사용한 물건, 양조장 노동자 이야기, 양조장과 지역사회에 관한 글을 수록했다.

아울러 전국 양조장 목록, 양조장 실측 도면을 실어 학술 가치를 높였다.

조사자인 김승유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934년부터 1995년까지 술은 양조장에서만 만들 수 있었기에 근현대 술 문화 중심에는 양조장이 있다"며 "충남 논산 양촌양조장은 반지하 발효실, 반지상 냉각실 형태여서 온도 관리에 탁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농촌에서 양조업자는 대개 부자라고 했는데, 오늘날 양조장 운영자들도 지역사회 활동에 많이 참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양조장 보고서
양조장 보고서[국립민속박물관 제공]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6 16: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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