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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 바다 잠수해 채집한 조개껍데기로 도구 만들어

해변 생활도 영위…대형 동물만 사냥했던 원시인 '편견' 깨
조개껍데기로 만든 네안데르탈인의 도구
조개껍데기로 만든 네안데르탈인의 도구 [파올라 빌라 등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생 인류의 조상과 생존경쟁을 벌이다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이 바닷가에 살면서 잠수를 해 조개를 채취한 흔적이 확인됐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매머드를 비롯한 큰 동물만 사냥하던 야만적인 원시인이 아니라 현생 인류의 조상처럼 생활을 유지하는 방식이 창의적이고 유연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증거로 제시됐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자연사박물관 보조 큐레이터 파올라 빌라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9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살던 해안가 동굴에서 발굴된 조개껍데기 도구를 분석해 얻은 이런 결과를 오픈 액세스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반도 중부 라티움 지역의 해변에서 약 3m 높이에 있는 해안 동굴 '그로타 데이 모스세리니'에서 발굴된 조개껍데기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이 동굴은 1949년에 처음 발견됐으며, 네안데르탈인이 채집한 조개껍데기가 이미 무더기로 발굴된 상태였다. 이 중 조개껍데기를 돌로 쪼개 날카로운 도구로 만든 것이 총 171점이었으며, 모두 현지에서 나는 백합조개(Callista chione)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조개껍데기 표면을 분석해 해변에서 단순히 주운 것이 아니라 2~4m 깊이로 잠수해 살아있는 조개를 채집한 것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조개껍데기의 약 4분의 3은 표면이 해변의 모래에 씻기면서 닳은 흔적이 있어 해변에서 주운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4분의 1은 표면의 광택이 남아있고 마모된 흔적도 없어 바닷속에서 직접 채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개껍데기들은 해변에서 주운 것들보다 약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 연구원은 "네안데르탈인이 수심 2~4m 깊이까지 잠수해 조개를 직접 채취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동굴 안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수집해 마모용 돌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석(浮石·속돌)도 발굴했다. 이 돌들은 남쪽으로 약 60㎞ 떨어진 화산의 폭발 때 나온 것으로 파도를 타고 모스세리니 해변으로 쓸려온 것으로 추정됐다. ㅑ

네안데르탈인이 조개껍데기를 비롯한 해양자원을 활용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지금까지 추정되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바다를 활용했다는 점이 새로 확인된 것으로 평가됐다.

인류학자 에릭 트린카우스가 이끈 이전 연구에서 일부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 화석에서 수중활동을 할 때 흔히 나타나는 외이도염의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보고해 네안데르탈인이 해양 생활도 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빌라 연구원은 "이제야 네안데르탈인이 거대 포유류만 사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네안데르탈인은 민물낚시나 잠수 등과 같은 다른 활동도 했다"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6 14:3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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