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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포기 시사 유럽에 "중동 주둔 유럽군 위험해질 것"

로하니 대통령, "더이상 실수하지 말라" 경고…구체적 위험 내용은 미언급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로하니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유럽 측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이 사실상 합의 포기 가능성을 내비치자 이란이 중동 주둔 유럽 병력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오늘은 미군이 위험에 처해있으며, 내일은 유럽군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실수하지 말라"며 "돌아와서 지역의 안정과 안전에 이익이 되는 길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다만 '위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유럽군은 미군과 함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 주둔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와 바레인에는 각각 프랑스, 영국의 해군 기지가 있다.

로하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전날 영국·프랑스·독일 외무장관이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이 핵합의를 위반했다면서 공식적으로 분쟁조정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힌 후 나온 것이다.

분쟁조절 절차를 거쳐 결국 핵합의가 와해되는 수순으로 갈 경우 중동의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중동에 주둔하는 유럽 병력의 안위도 위협받을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2015년에 서방과 이란이 맺은 핵합의 36조에 규정된 분쟁조정 절차는 서명국 가운데 한쪽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을 때 다른 당사자의 제기로 장관급 공동위원회에서 합의의 유효성을 논의하는 과정이다.

이 절차로도 합의가 결렬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 결과에 따라 핵합의로 완화됐던 유엔과 유럽연합(EU) 등의 이란 제재가 복원될 수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이란에 최악의 경우 핵합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가디언은 2018년 5월 미국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해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높아진 이후 로하니 대통령이 유럽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란 핵합의 탈퇴 (PG)
이란 핵합의 탈퇴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유럽 3개국도 이란과 교역, 투자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란은 유럽 측에 핵합의에서 약속한 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라고 압박했지만 유럽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피하려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고 유럽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서만 합의를 지킬 수 없다면서 지난해 5월부터 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 지금까지 5단계에 걸쳐 줄였다.

이란은 유럽이 핵합의를 이행하면 즉시 이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young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6 09: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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