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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데이터 3법 부작용 없게 인권위 우려 귀담아들어야

(서울=연합뉴스)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우려를 표시했다. 최영애 위원장은 15일 성명에서 "정보인권 보호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법이 개정됐다"면서 "기본적 인권으로서 개인정보 권리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국회 입법 절차가 진행되던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는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국면에서 이런 의견이 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일반 국민은 데이터 3법의 당위성은 들어봤겠지만 정작 그 법이 통과할 경우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유통될 것인지, 인격권 침해는 없을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인권을 대변하는 국가기관이 우려를 표명한 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정부와 국회는 법 시행까지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인권위의 우려에 유념해 허점과 미비점 보완에 나서야 한다.

데이터는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한다. 혈액이나 원유로도 불린다. 한 곳에 마냥 모아두면 별 쓸모가 없지만 유통해 활용하면 그 가치가 거의 무한대로 커지는 특성이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기술이 중요한 우리나라로서는 데이터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해도 모자랄 판인데 지금까지는 이를 뒷받침할 입법 노력이나 정책 의지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빅데이터 기술 수준은 미국에 1.9년, 유럽에 1.1년, 일본에 0.5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산국가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중국조차 우리보다 0.8년이나 앞섰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데이터 3법 통과는 우려보다는 환영할 일이다. 미래의 먹거리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 우리도 본격적으로 가담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늦게나마 마련됐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와 금융 등 기존 산업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피는 돌아야 하지만 불순물이 많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겨 건강을 해치게 마련이다. 데이터 3법도 산업 측면에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개인의 인권을 과도하게 희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번 법 통과로 통계작성(상업적 목적도 포함), 연구(산업적 연구도 포함), 공익적 기록보존 등이 목적인 경우 가명 조치를 거친 개인신용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도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가명 정보란 익명 정보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다. 추가 정보 없이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지만 몇몇 정보가 추가되면 누군지 알 수도 있다. 지난 7월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가명 정보라도 AI를 통해 나이, 성별 등 15개 속성을 넣어 분석하면 개인을 99.98% 특정할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인권위의 지적처럼 우리나라는 주민등록번호 제도까지 있어 가명 정보의 개인 식별 가능성이 더욱 큰 상황이다. 산업계는 부가가치 창출의 호기를 잡게 됐지만, 데이터의 원소유자인 국민은 당장 개인정보 유출, 범죄 피해, 국가·기업의 감시 같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 외에 무슨 이익이 있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인권위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 하위법령이나 시행령을 통해 국민의 걱정을 더는 데 온 힘을 쏟아주길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5 16:4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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