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국내 거주 고려인, 임금체불 피해 가장 많아…성폭행도 당해"

2017년 8월∼작년말 고려인법률지원단 858건 상담…"모국서 차별받아 더 고통"
광주 고려인마을서 무료법률지원 활동
광주 고려인마을서 무료법률지원 활동고려인법률지원단은 2017년 8월부터 매주 1회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회관에서 무료 법률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려인마을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말이 서툰 국내 거주 고려인들이 가장 많이 겪는 피해사례로는 '임금체불'이었으며, 고용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주부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고려인법률지원단(단장 강행옥)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작년 말까지 우리나라에 사는 고려인을 대상으로 피해사례를 상담한 858건 가운데 퇴직금 지급 지연을 포함한 임금체불이 70%인 6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산업 재해 미보상이 40여건으로 뒤를 따랐고, 민·형사 사건, 부동산 임대차 불공정 계약, 교통사고, 채권·채무, 성폭행 등의 순이었다.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2017년 8월 결성된 지원단은 무료 법률 상담·지원을 하고 있다. 변호사와 노무사 등 19명이 매주 한 차례씩 광주 고려인 마을에서 상담한 결과, 국내 거주 고려인들이 차별받고 있는 이유로는 한국말을 전혀 못 하거나 매우 서투르게 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우리말이 어눌한 고려인들은 대개 육체노동을 하는 건설 현장과 제조 공장에서 일하거나 농촌 일용직 등도 했다. 이들은 방문취업비자(H2)나 단기 체류 비자(C-3-8)를 받아 입국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열악한 근로 환경 속에서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했고,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산업 재해 피해를 봐도 권리를 주장하거나 보상을 요구하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른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체불 피해자 가운데 대부분이 4∼12개월 치 급여를 받지 못했고, 일부 고용주는 기숙사에서 숙식만 제공하다 한 푼도 주지 않고 내쫓았다는 상담 사례도 있었다.

지원단에 따르면 농촌 일용직 현장에 일하러 갔던 한 고려인 주부는 고용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이 고용주는 '가만있지 않으면 남편에게 말하고 둘 다 작업장에서 쫓아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지원단은 임금체불이나 산업재해 미보상 피해자에게는 2개월에서 아무리 늦어도 6개월 이내에 보상받도록 돕고 있고 각종 법률 작업 등도 대리해주고 있다.

지원단은 차별 해소를 위해 정부가 고용주 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려인 인식개선 활동에 나서는 한편 외국인 이주노동자에게 실시하는 한국어 교육을 수준별로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원단에서 법률 상담을 하는 정강희 노무사는 "고려인이 꿈에 그리던 모국에 와서 차별과 폭력을 받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라며 "외국인보다 많은 차별을 받는 이도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강행옥 단장은 "고려인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했고, 구소련시절 강제이주 등의 아픔도 겪었지만 한민족의 생활 풍습이나 정체성을 지켜온 우리 동포"라며 "법률지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6 11:15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