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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일자리 양적 개선 뚜렷, 이젠 질적 향상에 힘써야

(서울=연합뉴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고용동향은 일자리의 양적 개선이 뚜렷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월평균 취업자 수가 2년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하고 고용률이 60.9%로 22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 특히 작년 12월 취업자가 51만여명 늘어 5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에 주목한다. 물론 고용지표의 이런 호조는 정부의 적극적 재정 투입에 힘입은 것이다.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이 9만7천명에 불과했던 재작년 고용 부진의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2%에 그친 작년 경제성장률이나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 등 구조적 악재를 감안할 때 정부가 고용 부문에서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재정을 동원한 일자리 정책이 세금 퍼주기라는 비판이 있지만, 경제가 극심하게 가라앉아 민간의 고용 여력이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정부는 마땅히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취업자 증가와 고용률, 실업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개선되면서 양적 측면에서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고 환호했는데 일자리를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추진한 문재인 정부로서는 고무적인 통계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국채를 찍어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자리의 질적 문제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취업자 수는 60대에서 37만7천명 증가한 반면 30대와 40대는 각각 5만3천명과 16만2천명 감소했다. 이른바 좋은 일자리는 줄고 단기성 일자리가 급증했음을 보여준다. 실업률은 3.8%로 여전히 지난 20년 래 최고 수준이고, 실업자는 4년째 1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다소 떨어졌다고는 하나 청년 체감실업률이 22.9%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고용지표가 호전되긴 했지만, 착시효과를 제거하면 고용시장은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고용이 나아졌다고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다. 미·중 무역갈등이 소강상태이긴 하나 중동정세 악화, 중국 및 선진국 경제 하강 등으로 글로벌 경제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국내에서는 투자와 소비 등 내수 부진으로 저성장이 고착하고 있다.

작년 고용통계를 들여다보면 정부의 향후 일자리 정책 방향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젊은 층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고, 경제와 사회의 중추인 30, 40대가 고용시장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의 고용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사안이 급하다고 민간기업에 고용을 늘리라고 등을 떠미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민간기업의 자발적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 개혁 등의 환경정비를 선제적으로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서비스업 등 고용의 여지가 큰 산업 고도화에 정책 노력을 집중하고 4차 산업혁명 등에 따른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고용시장에 충격이 되지 않도록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부는 이날 혁신전략회의에서 고용유발 효과가 큰 바이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는데 국제 흐름에서 크게 뒤처진 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인다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원격의료와 보건의료 정보 활용 등 의료서비스 분야의 규제 혁파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바닥으로 추락한 성장률 제고를 위해 투자확대와 혁신동력 강화, 경제 체질 개선 등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구호에 그치지 말고 이를 철저히 실천해 고용 저변을 확대하길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5 13: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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