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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승리에 미소짓는 미국…미중 간접전서 트럼프 이겨

中 압박에 美 대만 '현상유지' 적극 지원…美 '中견제' 이해관계 맞아
"대만은 인도·태평양 핵심 파트너"…미중 갈등 속 대만 전략적 가치 커져
트럼프 대통령(왼쪽), 차이잉원 총통(가운데), 시진핑 주석(오른쪽)
트럼프 대통령(왼쪽), 차이잉원 총통(가운데), 시진핑 주석(오른쪽) [AP·EPA=연합뉴스]

(타이베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민주주의 보루 수호' 구호를 전면에 내세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11일 대만 대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로 승리를 거두자 미국이 멀리서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은 갖은 압박 수단을 동원해 차이 총통의 재선을 저지하려 한 반면, 미국은 중국과 거리 두기 노선을 걷는 차이 총통을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점에서 대만을 사이에 둔 간접 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이긴 셈이 됐다.

차이 총통 집권 이래로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1979년 단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밀월기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대만 독립 성향이면서도 즉각적인 독립을 추구하지 않고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은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온건한 독립파'인 차이 총통과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과거 민진당 출신 총통인 천수이볜(陳水扁) 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2000∼2008년 대만 총통이던 천수이볜은 임기 내 중 독립에 관한 개헌 국민 투표를 부친다고 선언하는 등 급진적인 독립 행보로 중국을 자극하는 일이 잦았다.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미국은 천수이볜을 역내 정세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골칫덩이로 인식했고 미국과 대만의 관계도 껄끄러워졌다.

대만 독립 진영의 핵심 브레인 출신인 차이 총통이 독립을 지향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국정 운영을 책임진 이후에는 '현상 변경'에 관한 언동을 자제하면서 현재 '중화민국'이 실질적으로 누리고 있는 주권을 수호하는 데 안보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안정적인 그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한다.

무역전쟁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미국에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커졌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 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대만을 인도·태평양 전략 수행의 핵심 파트너로 여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차이 총통 재선 축하 성명에서 "대만은 자유시장 경제, 활발한 시민사회와 연동된 민주주의 체계 덕분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범이자 세계의 공익을 위한 세력이 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대만에 관한 미국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최대 난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을 (중국에 맞서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포함하려고 한다는 점"이라며 "대만은 중국과 미국의 이러한 갈등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중국이 대만을 흔들어 보려 할 때마다 미국은 대만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중국과 대만 사이의 힘의 균형추 역할을 하려 한다는 평가다.

작년 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만 무력 통일 불사' 발언이 나온 이후 중국군의 무력시위 강도가 높아지자 미국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좁은 바다인 대만해협에 매달 군함을 보내 경고음을 내고 있다.

미국은 국내법인 '대만관계법'에 따라 유사시 대만에 군사적 도움을 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급속한 현대화에 맞서 대만군의 전력 강화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미국 정부는 작년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대만에 F-16V와 M1A2 에이브럼스 전차의 대만형인 M1A2T 전차 등 첨단 무기 수출을 결정함으로써 차이 총통에 큰 '안보 선물'을 안겼다.

외교적으로도 미국은 대만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차이 총통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는데 이는 단교 후 미국과 대만 정상 간의 첫 전화 통화라는 점에서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격렬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차이 총통이 중남미나 태평양의 수교국 순방을 할 때마다 뉴욕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경유 방문'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튼튼한 미국과의 관계는 차이 총통이 중국의 압력에 밀리지 않고 단호하게 맞설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되고 있다.

일반 대만인들 역시 이 같은 안정적인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믿음 속에서 중국이 섣불리 대만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위전화(兪振華) 대만 국립정치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의 국력이 크게 신장했지만 여전히 대만에 무력을 사용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는 크다"며 "특히 양안 관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1/12 18: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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