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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민영 고속도로 터널 200곳 안전 문제…대형사고 우려"(종합)

송고시간2020-01-11 02:30

이탈리아 교통부 보고서…민영 공공인프라 안전 의구심 증폭

붕괴한 제노바 모란디 다리의 처참한 모습. [EAP=연합뉴스]

붕괴한 제노바 모란디 다리의 처참한 모습. [EA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민영 고속도로의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는 정부 조사 보고서가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보도한 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민영 고속도로에 대한 안전 점검 결과 200여곳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 문제가 제기된 곳은 모두 500m 이상 길이의 터널이었다.

세부적으로 방수 처리 미비에 따른 누수 문제, 사고 등에 대비한 비상 차선 부재, 화재 경보 및 연기 감지 시스템 부재 등이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들 사안 모두 유럽연합(EU)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며, 이에 따른 대형 사고 위험도 크다고 짚었다.

문제가 된 터널 가운데 절반가량인 105곳은 패션그룹 베네통 그룹이 운영하는 고속도로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통은 인프라 자회사인 아틀란티아와 손자회사인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를 통해 이탈리아 전체 고속도로의 절반인 3천㎞ 구간의 운영권을 갖고 있다.

아우토스트라데는 2018년 8월 43명이 사망한 제노바의 모란디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해 관리 부실 책임이 거론된 업체다.

지난달 30일에는 이 업체가 운영하는 북서부 구간 고속도로 내 터널에서 2.5t에 달하는 콘크리트 천장 일부가 내려앉는 사고도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연결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터널 내 천장의 콘크리트 더미가 내려앉은 고속도로 모습. [ANSA 통신]

터널 내 천장의 콘크리트 더미가 내려앉은 고속도로 모습. [ANSA 통신]

9∼10일 사이 밤에도 북서부 한 고속도로 구간에서 터널 내 천장 일부분이 무너져 수 시간 동안 통행이 중단됐다고 ANSA 통신이 전했다.

아우토스트라데는 문제가 된 터널 중 90%의 보수 공사가 완료됐거나 현재 진행 중이며, 나머지 10%도 입찰을 거쳐 조만간 보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붕괴 위험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민영 고속도로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빈발하면서 공공인프라 운영을 민간에 맡기는 게 합당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아우토스트라데의 고속도로 부실 관리 의혹을 수사하는 제노바 검찰은 '이해의 충돌' 문제를 언급하며 도로 안전 관리에 대한 더 엄격한 법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우토스트라데의 도로 유지 보수 및 관리 업무를 이 회사 관계사가 검사·감독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구성한 이탈리아 연립정부는 아우토스트라데의 고속도로 운영권을 박탈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의견을 모으고 현재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정 일각에선 운영권 박탈 대신 거액의 벌금을 물리는 대안도 제시됐으나 오성운동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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