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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이란 보복 천명에…32년 전 '팬암기 참사' 재조명

송고시간2020/01/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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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숫자 52를 언급하는 자들은 IR655편 숫자 290도 기억해야 한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6일 "이란을 절대 협박하지 말라"며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79년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52명과 같은 수의 이란 내 표적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하자 이같이 응수한 거죠.

그리고선 8일 새벽 이란은 이라크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공격을 개시했죠. 앞서 미국 공습으로 사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 속에 나온 로하니 대통령의 트윗에 중동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며 예의주시했습니다.

바로 로하니 대통령이 언급한 숫자 290. 1988년 7월 미국 해군이 걸프 지역 상공에서 이란항공 IR655편을 미사일로 격추해 사망한 희생자 수죠. 당시 미국은 이란 전투기로 오인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중동 분석가 파티마 알라스라르는 트위터를 통해 로하니 트윗과 로커비 사건을 연결 지었습니다.

"(이란 여객기 격추 사건은) 인간의 실수로 여겨졌지만, 테헤란은 확실히 복수하고자 은밀히 일했다. 어떻게? #로커비"

#로커비는, 미국의 이란 여객기 격추 몇개월 뒤인 1988년 12월 미국 팬암 여객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지역에서 폭발해 270명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당시 테러는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이란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죠. 이란의 한 전직 정보 장교는 2014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이란은 신속히 보복 결정을 했고, 목표는 정확히 모방하는 것이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당시 테러 연루 의혹을 일축했죠.

32년 전 악연은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다시 소환됐습니다. 이에 팬암기 참사와 같은 소프트 타깃 공격에 대한 우려도 확산했죠.

또 이란이 보복 종착점을 중동 내 미군 철수라 밝혔지만, 테러를 앞세운 친이란 무장 세력의 대리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솔레이마니가 공들여 육성해온 시리아, 레바논, 예멘, 가자지구 내 친이란 민병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지루한 소규모 공격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솔레이마니와 그 주변 장군들이 없어지면서 프록시(대리) 민병대들에 대한 지도부 부재 현상이 일어나 앞으로 한동안 꽤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는 이란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뉴욕은 2001년 9월 11일 최악의 테러를 경험했습니다. 알카에다 소속 테러리스트들이 납치한 비행기로 뉴욕 맨해튼의 옛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아 약 3천명이 희생됐죠.

"우리는 지금 이전에 직면한 어떤 위협과도 다르고 더 큰 위협에 잠재적으로 직면해있다."(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지난 3일 기자회견)

특히 이란의 미사일 공격 수 시간 뒤 이란 테헤란에서 우크라이나 항공 보잉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176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습니다.

탑승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등으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성명을 내고 "충격과 슬픔을 감출 수 없다"고 애도했죠.

이란 측은 기체 결함으로 추정했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됐다고 주장해 불안감을 더했습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잇달아 운항을 취소하거나 항로 변경을 했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자국 항공사에 이란, 이라크, 걸프 해역 상공의 운항을 금지했습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 프랑스의 에어프랑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캐나다의 에어캐나다, 중국남방항공 등 각국 항공사도 테헤란행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이라크와 이란 영공을 피해 운항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중동 지역에 쏠린 가운데, 일단 군사적 맞대응엔 선을 그은 트럼프. 미국과 이란이 어떻게 이번 사태를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은정 기자 이수정 인턴기자 김혜빈 / 내레이션 송지영

[뉴스피처] 이란 보복 천명에…32년 전 '팬암기 참사' 재조명 - 2

mim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1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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